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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한종희 소통 안할 수가 없네…삼성전자 직원들 “우리 회사는 4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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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2. 04. 13. 18:53

보상 충분·유연한 기업에 인재 쏠려
실시간 방송·이메일 소통 적극 행보
직원 행복도 하락에 조직문화 개선
"존중받는 기분 든다" 반응 긍정적
DKDK사
위톡 1~5회 경계현 대표이사, 6회 정은승 최고기술책임자, 7회 진교영 종합기술원장, 8회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그리고 14회 장성진 테스트 앤 시스템 패키지 총괄부사장.

삼성전자 경영진이 직원들과의 소통에 한창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경계현 대표이사(사장)가 DS부문장에 취임한 후 시작한 실시간 소통방송 ‘위톡’을 매주 진행한다. DS부문 최고경영진이라면 매주 위톡에 출연한다. 한종희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 1일 타운홀 미팅에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들과 만났다. 한 부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나온 의견에 대해 다음날 이메일로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의 소통 행보는 제조업 특유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최고의 인재가 충분한 보상과 유연한 문화를 갖춘 기업에 쏠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진이 직접 나서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의 14번째 위톡에는 장성진 테스트 앤 시스템 패키지(TSP) 총괄 부사장이 출연했다. TSP총괄은 2018년 말 신설됐으며 삼성전자 반도체의 후공정을 맡은 조직이다. 장 부사장은 “TSP총괄은 유일하게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역량까지 갖췄다며, 종합 패키징 강점을 살려 새로운 성장과 시장의 모멘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사장에 앞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경 DS부문장이 위톡에서 직원들과 만났다. DS부문 각 사업부장들이 직접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거나, 직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특히 성과급, 경쟁사와 복지혜택 비교 등 민감한 주제를 가감없이 다뤄 임직원들의 주목도가 높다. 삼성전자의 한 30대 직원은 “신년 행사 정도로 만나던 대표이사, 사업부장들이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서 신선하고 존중받는 기분이 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직원과 소통, 기업문화 개선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인재 확보에 대한 절박함이 숨어있다. 국내 취업 시장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고의 인재를 흡수하는 추세다. IT 개발자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삼성전자는 1순위가 아닌지 오래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SK하이닉스와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삼성전자보다 200만원 가량 높은 5040만원으로 올리며 삼성을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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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기업문화에 대한 경고음도 감지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의 행복 점수(블라인드 지수)는 46점(100점 만점)이다. 삼성전자의 블라인드 지수는 2019년 53점이었지만, 지난해 46점으로 7점이나 떨어졌다. 업무자율성, 업무의미감, 업무중요도, 상사관계 등에서 점수가 하락한 탓이다. 블라인드 지수가 공개되는 삼성그룹 내 계열사 중에서도 1위가 아니었다.

지난해 블라인드가 조사한 한국 기업은 4837곳으로 평균 점수는 40점이다. 블라인드는 국내 기업에 재직하는 5만명 이상의 직장인 표본을 수집해 블라인드 지수로 발표해왔다. 평가 항목은 직무(업무자율성, 업무의미감, 업무중요도), 관계(상사, 동료, 직장내 유대), 문화(워라벨, 표현의 자유, 윤리, 복지, 심리적 안정감) 등 11개다. 블라인드 관계자는 “기업의 총 재직자 수를 대비해서 그 해에 참여자 수가 대표성이 있다는 검수를 한국노동연구원으로부터 받으면 해당 기업의 점수를 공개한다”며 “삼성전자는 상위 26%에 해당한다”고 했다.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학 IT 전공자들 중 똑똑한 친구들은 스타트업을 차리거나, 스타트업에 합류해 스톡옵션을 받아 추후 엑시트(매각) 차익을 노린다”며 “큰 기업을 원하는 친구들도 애플, 구글, 메타 등 미국 기업에 도전하고 그 다음이 삼성전자”라고 했다.

한편 블라인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재직자 행복도 최상위 11위는 구글코리아, 네이버웹툰, 대학내일, 메드트로닉코리아, 부산교통공사, 비바리퍼블리카, 신한카드,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수출입은행, SK텔레콤이 차지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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