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치맥+육성응원’으로 될까, 관중 없는 프로야구 근본 해결책에 집중할 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426010015316

글자크기

닫기

정재호 기자

승인 : 2022. 04. 26. 10:39

424970_450203_617
잠실구장 모습. /연합
지난 12일 고척스카이돔의 관중 수는 774명이었다. 종전 최소 관중 기록이던 2019년 1158명보다 적은 입장객에 프로야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지방에서 끝난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경기에 1만명 넘는 구름 관중이 몰린 걸 보면 저조한 관중 수를 마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라고 탓할 수만은 없다.

뚜껑 열어보니 정말 ‘죽느냐 사느냐’ 기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총재는 시즌 전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라고 위기감을 호소했으나 야구 붐은 좀처럼 일어날 기미가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프로야구는 부랴부랴 경기장 내 취식과 육성 응원 허용을 들고 나오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육성 응원은 나름 효과가 있기는 하다. 육성응원 허용 후 첫 주말이던 지난 23~24일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던 잠실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 고척스카이돔에는 올 시즌 최다 관중이 입장했다.

그러나 이른바 ‘치맥’(치킨과 맥주)과 육성 응원은 임시방편이자 고육지책일 뿐 근본적인 야구 인기 하락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KBO 사무국의 자료를 종합하면 각 팀이 19~20경기씩 치른 25일 현재 총 98경기 동안 입장 관중은 67만5903명이다. 경기당 평균으로는 6897명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16일 시점을 기준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1만1117명)의 약 62% 수준을 회복한 수치라고는 하나 커다란 야구장에 5000~6000명 남짓 관중밖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건 쉽게 보지 못할 문제로 여겨진다.

큰 그림에서 보면 프로야구는 지난 2017년 840만688명으로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한 뒤 2019년 728만6008명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입장이 제한된 지난해에는 122만8489명에 불과했다. 올 시즌도 차차 나아지기는 하겠으나 지금 추세라면 496만6000명쯤 관중을 모을 걸로 추산된다. 약 500만 관중은 27년 전인 1995년 수준이다.

임시방편보단 근본적 해결책에 집중할 때

프로야구 인기 하락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몇 년간 악재들이 쌓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가장 중요한 건 경기력이다.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 호성적으로 부활했던 야구 인기는 아이러니하게 거듭된 국제대회 참사로 민심을 잃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여름 ‘2020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야구대표팀의 몰락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고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 김하성(27·샌디에고 파드레스) 등 해외파들의 경기를 접하면서 형성된 야구팬들의 눈높이를 프로야구가 아직 쫓아가지 못한다는 인식도 강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프로야구에 대한 20대 관심도가 2013년 44%에서 18%로 낮아져 우려를 낳았다. 빠르고 역동적인 20대와 평균 3시간 이상 꾸준히 앉아서 봐야 하는 야구경기 관람은 궁합이 잘 맞지 않는 편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야구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깊이 고민하는 난제다.

1억 중반대로 치솟은 프로야구 평균 연봉(1억6765만원)이 힘든 젊은 세대들에게 괴리감을 주는 부분 역시 짚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세대를 잡지 못하는 스포츠는 쇠락이 불가피하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야구 인기 하락에 한 몫을 한다. 젊은 세대들은 뉴미디어에 익숙하다. 전통적인 텔레비전(TV) 시청이나 생방송보다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성향을 띤다. 동영상사이트 등에 금세 편집돼 올라오는 몇 분짜리 하이라이트는 짧고 박진감이 넘친다. 결과적으로 미디어 소비 생리의 변화는 관중동원이나 시청률의 측면에서 실시간이 생명인 야구의 큰 적으로 떠올랐다.

정재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