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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發 ‘상시 재택근무제’돌입한 현대카드…‘한국형 구글’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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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2. 05. 02. 16:21

현대카드, 코로나 재택근무 후 '사상 최대 실적'
정태영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위해 카드사 근본적 체질 바꿔야"주문
구글·네이버처럼 '하이브리드 근무'도입키로
정태영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제공 = 현대카드
“재택근무 50%. 내가 집집마다 돌면서 제대로 근무하는지 확인할거야.”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다. 당시 대부분 회사들이 코로나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는데,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안할 거라고 우려한 경영진의 속마음을 SNS에 올려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그 해 현대카드 순이익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고,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8.1% 증가한 314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독’이 될 거라 우려했던 재택근무가 오히려 실적 증가에 기여했던 것이다.

2일 현대카드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부서와 직무 특성에 따라 세 그룹(온사이트·하이브리드·리모트)으로 나누고 그룹별 재택근무 비율을 각각 월 20%·30%·40%로 정했다. 대면 업무가 많은 조직은 ‘온사이트’로 구분해 재택근무 비율을 20%로 했다. 비대면 업무가 많은 조직은 ‘하이브리드’와 ‘리모트’다. 눈치보지 않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결재도 상사가 아닌 본인이 직접 재택일자를 공유한 후 ‘셀프 승인’하도록 했다. 기존 재택시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법인카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상시 재택근무 제도’는 정 부회장의 강한 의지로 이뤄졌다. ‘디지털 혁신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금융과 디지털의 융합)’을 위해 사람도 뽑고 투자도 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체질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2015년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중점 과제로 삼으면서 카드사도 데이터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현대카드가 영입한 개발자 인력 상당수가 재택근무를 더 선호했다고 한다. 재택근무시 성과가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과 네이버 등 IT회사들이 재택과 출근을 반반씩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한 배경이다.

2020년 정 부회장이 페이스북에 농담조로 글을 올렸지만, 당시 내부에선 ‘재택근무를 활성화하자’는 논의가 한창이었다. 지난해 4월, 본격적으로 보스턴 컨설팅 그룹으로부터 ‘상시 재택근무제도’를 위한 컨설팅에 들어갔고 이후 내부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했다. ‘한국형 넷플릭스’ ‘한국형 구글’처럼 해외 재택근무 사례를 한시적으로 도입해 장단점을 파악해왔던 것이다.

내년부터는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규제도 완화돼 재택근무자들에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금융기관은 해킹을 막기 위해 업무용 PC와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규제를 받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단계적 망분리 완화를 발표하면서 내년부터는 개발자들도 재택근무를 수월하게 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카드는 서울 동남권 및 근교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강남 거점 오피스’도 6월부터 무인으로 운영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재택근무제와 관련해 파일럿 테스트를 하면서 준비해왔다”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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