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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아투 산업포럼] 구조조정, 민간에 넘겨야…전문가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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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2. 07. 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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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계에서 이어져온 정부 주도형 구조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나서면서 정치적 이해관계의 개입, 국책 금융기관 자체의 이익환수 등이 먼저 고려돼 정작 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뒷전이 됐던 전례들이 있었던 탓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주도형 구조조정의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불가피하게 구조조정 대상 기업 규모가 너무 커서 국책은행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민간 자본 유입 등을 활성화해야 기업이 확실하게 자립할 수 있다고 봤다. 정책자금의 유입 대신 민영화를 통한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로 회생 및 정상화를 이어가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의미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정책금융이 발전적 운용전략' 주제로 열린 '아시아투데이 산업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산학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부실 기업에 대한 민간(시장)주도형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을 내세워 수행한 구조조정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국책금융기관이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국책은행의 구조조정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개시 시점이 늦었던 측면이 있다"며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다 보니 자산 매각이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소극적이어서 기업 구조조정을 효과적으로 진척시키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역량 강화와 지대추구행위 감독, 감독체제 개편을 통해 역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구조조정 역할 자체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좌장)의 주도로 진행된 토론 참석자들은 정 연구부장이 제시한 정부 주도형 구조조정 문제점에 공감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정책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경제 외적인 변수가 작용할 수밖에 없어 국가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국책은행이 가장 큰 채권자, 사실상의 오너로서 부실기업을 떠안게 되는 경우 고용불안이나 지역사회 문제 등 고려할 사안이 많아지면서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석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책금융을 통한 구조조정에 정치적 논리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양한 산업의 기업이 부실화되면서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고, 책임 소재도 산재돼 있는 상황이 문제"라고 봤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또한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개입하는 순간 리스크는 전 국민이 나눠 가지게 된다"며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되면 시장경제체제하에서의 원리를 배제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부실기업이 더 늘어나는 환경이 조성된 측면이 있다고도 봤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관 주도형 기업구조조정은 책임 회피형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비전을 가지고 경영을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숫자 지표에 연연하고, 대관업무에 주력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어 도덕적 해이 등이 팽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조조정을 시장, 민간이 주도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 교수는 "시장 주도형 구조조정의 현실화를 위해 전문경영인 양성, 노사관계 및 조직문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기 아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구조조정의 본질적 목적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재무건전성을 넘어 기업 지속경영 확보가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모델로 기업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석근 교수는 "기본적으로 정치논리에 따른 정책금융 집행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면 먼저 선정이 중요하다"며 "지원기업을 선정할 때 국가경제에 끼치는 영향,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보다는 해당 기업이 국가산업발전 로드맵상 중대기업인지, 성장성을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균 실장은 "시장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맡기되, 정부 차원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발생할 고용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조치를 통해 구조조정 지연을 막아야 할 것"이라며 "PEF(사모펀드) 등 민간이 나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국책은행은 자문능력 등을 활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의 의견 제시에 이어, 일반 참여자들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현재 공기업인 해양진흥공사의 관리하에 있는 HMM의 소액주주 대표 홍이표 씨는 "정책자금을 투입해서 정부가 결국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시장에서 불안감이 크다"며 "정상화 수순에 오른 HMM은 보유한 현금으로 남은 영구전환사채 2조6800억원을 상환하고, 정부기관은 이를 상환받아 어려운 다른 기업에 지원해야 제 2의 HMM 같은 기업이 나올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을 마치며 신 교수는 "이 자리에서 정책금융 운용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해줬을 뿐 아니라 여러 대안책이 많이 제시됐다"며 "토론을 주최한 윤창현·진선미 의원께서도 이런 점을 정책 제안에 반영하고, 효율적인 정책금융 회수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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