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이르면 올해 말 건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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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정부에 공장 가동을 위한 용수 공급을 신청하고, 환경 관련 허가 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착공 준비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한다는 기존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현지 공장 부지 다지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도 이행되면서 착공이 당초 계획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인허가 신청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난달 방미 시점과 겹치면서 정 회장이 미국 공장 조기 착공 결심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14일 미국 조지아주정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초 전기차 공장 가동을 위한 취수 허가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현대차는 공장이 들어설 브라이언 카운티와 블로크 카운티에 각각 하루 최대 325만 갤론(약 1230만 리터)의 공업용수를 신청했다. 용수 확보는 공장 운영 필수 요소로 부지 정리작업과 함께 공사 초반에 진행되는 절차다.
현대차는 지난 말 조지아주정부 환경보호청에 대기질 허가(Air Quality Permits) 관련 신청서도 제출했다. 주정부는 관련 건에 대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친 후 허가를 진행할 전망이다.
블로크 카운티는 최근 현대차 공업용수 공급 시설 구축을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블로크 카운티는 현대차 전기차 공장과 인근 주택시설을 위한 상하수도 인프라 조성에 2260만 달러(약 315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이를 충당할 계획을 짜고 있다. 블로크 카운티 관계자들은 현대차 공장 건설 속도에 맞춰 상하수도 시설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언론은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 건설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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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이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현지 공장을 짓는 것 외에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지 전기차 공장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 제외로 당장 찻값 1000만원 올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IRA로 오는 연말까지 현대차그룹의 현지 전기차 판매가 주당 1000대꼴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IRA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을 확장하며 성장세에 올라탄 시점에서 IRA가 발효됐기 때문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승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70%)에 이어 점유율 2위(9%)로 올라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용수 신청 등은 미국 현지 행정 절차를 미리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내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한다는 기존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