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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사고] ‘사망자 153명’ 이태원 참사, 인명피해 왜 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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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2. 10. 3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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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내리막길에 수많은 인파 몰려 피해 커져
구조인력, 현장 진입조차 어려워…심정지 환자 속출
이태원 사고 현장<YONHAP NO-1353>
29일 밤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40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30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모습. /연합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데에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원이 몰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고 발생 장소는 폭이 4~5m밖에 되지 않은 골목인데다 가파른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이었다. 사고 발생지점은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쪽에 있는 경사가 진 골목길로, 성인 5~6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열린 이번 행사를 맞아 현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세계음식거리가 있는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이태원역에서 나와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사람의 동선이 겹쳐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었다. 길의 한쪽은 해밀톤호텔의 외벽이어서 사람들이 피할 틈이 없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 말에 따르면 앞쪽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뒤이어 이동하는 사람들까지 넘어져 희생자들은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깔리게 됐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한때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우측통행을 하기도 했으나 어느 순간 이 골목이 수용할 수 있는 이상의 사람이 몰리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인파에 휩쓸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없었다는 경험담이 많다. 생존자들은 한결같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가 갑자기 누군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은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나 결정적 계기를 특정하기보다는 그저 순식간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좁은 골목에 수백, 수천 명이 있을 시 움직일 수 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한두 사람이 넘어져도 대규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내리막길에서 사람들은 인파 여부와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 앞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뒤에선 상황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람들이 밀려들어 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인파, 현장 접근조차 어려워…심정지 환자 골든타임 놓쳐
경찰에 따르면 29일 밤 10시22분 사고가 발생해 구조인력이 출동했지만, 이미 수많은 인파가 해당 골목을 가로막은 상태라 진입조차 어려웠다.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은 아래에 깔린 피해자들을 빼내려 있으나 사람과 사람이 5~6겹으로 뒤엉켜 쌓인 탓에 구조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

사고 현장과 소방서는 불과 100m 거리였지만, 인파를 뚫고 구급대가 응급 환자에게 도착하는 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래에 깔려 심정지와 호흡곤란이 온 환자가 끊임없이 나오면서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하는 인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심정지가 온 환자에게 신속한 조치가 없다면 곧바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 교수는 "사람들이 계속 넘어져 겹치고 쌓이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몸에 충격이 가해지면 심정지 상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정지가 온 경우 4분만 넘어가도 뇌에 손상이 가고 10분이 지나면 사망할 수 있다"며 "현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러한 피해자들의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망자 수는 여성이 남성의 2배에 가깝다. 이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버티는 힘'이 약하고 체구가 작을 경우, 몸이 압박되는 정도가 더 심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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