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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다음 생에도 친구하자”…눈물 멈추지 않는 이태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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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2. 11. 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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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엿새째 시민들 추모 발길
국화꽃 뒤덮인 지하철 1번 출구
고인 기리는 추모 메시지도 빼곡
눈시울 붉어진 시민들 "가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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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고인의 지인들이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이정연 기자
"15년동안 못난 나랑 친구해줘서 고마워."

이태원 참사 발생 일주일을 하루 앞둔 3일,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시민들이 남긴 추모 메모장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희생자들이 젊은 10대·20대여서일까. 사고 현장 바닥엔 치킨이나 '새우깡' 같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간식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희생자들의 친구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장엔 생전 고인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묻어 났다.

'다음 생에도 내 친구해줘'
'나랑 이랑만 논다고 뭐라 하지마. 오늘은 너 보러 왔으니까'

이날 눈시울이 붉어진 채 사고현장을 바라보던 최모씨(68·여)는 "너무 어린 나이에 이렇게 된 게 가슴이 아파서 왔다"며 "부모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서울 대방동에서 왔다'는 이씨(66·여)도 추모하러 온 이유에 대해 "너무 안타깝고 한창 피어날 애들이 일찍 가버린 게…"라며 말을 잇지 못 했다.

◇시민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사고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씨(36·여)는 "이태원 행사가 처음도 아닌데 올해 이런 일이 처음 발생한 것"이라며 "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의문이 들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현장을 찾은 마모씨(57)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이후도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며 "단순히 (사고 현장에 있던) 경찰들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 같아서 화가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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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이태원역 인근 한 점포에서 시민들의 추모를 돕기 위해 국화꽃을 가져다 놓았다. /이정연 기자
◇인근 상인, 트라우마 호소…국화꽃으로 마음 달래기도

이태원 곳곳에선 중소규모 점포들이 다시 영업을 시작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상인들은 '그날'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서로를 위로하며 달래고 있었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의 한 점포에서 부지런히 시민들에게 나눠줄 국화를 정리하던 주인과 권모씨(57·여)는 "그나마 꽃이라도 나눠주면서 괜찮아졌다"며 "그 전에는 밥도 못 먹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권씨는 "근방에 사는 사람들, 상인들, 목격한 사람들은 지금도 거의 밥을 못 먹는다"며 "며칠을 잠도 못 자고 다들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이태원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도 살고 있다는 그는 당시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뛰쳐나와 "사람이 죽었다"며 계속 소리 쳤다고 말했다.

점포 주인과 기자의 대화를 곁에서 듣고 있던 한 시민이 바짝 다가왔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을 이어가는 주인의 손에 현금 1만원을 쥐어주면서 조용히 말했다.

"내일도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꼭 국화꽃 가져다 놔주세요."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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