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토 넓히는 5대 금융그룹
'레드오션' 국내 금융시장 한계 극복
디지털 혁신· IB 역량 강화에 초점
10~25개국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카드·증권 등 동반진출 그룹사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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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에 이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위기로 인한 경제침체 우려 속에서도 이뤄낸 성과다. 이들 금융그룹은 탄탄한 펀더멘털을 기초로 은행·비은행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주요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와 한계기업 줄도산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기 경고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5대 금융그룹은 시장 포화상태로 레드오션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금융영토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들 금융그룹은 성장 속도가 높은 동남아 시장과 북미 및 유럽 등 선진자본시장을 나눠 투트랙 진출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현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반 신사업과 함께 IB(투자은행)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그룹 등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기준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6.3%에서 많게는 21.2% 증가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순익으로 4조3154억원을 기록하며, 금융지주 사상 처음으로 올해 순익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금융그룹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출자산 성장과 함께 순이자마진(NIM) 확대가 있었다. 특히 글로벌 수요둔화와 무역적자 등 실물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시장금리 급등으로 신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신한·KB·우리금융, 3분기 만에 작년 글로벌 순익 넘어서…그룹 기여도 확대
5대 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영토 확대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 해외진출 성과 역시 그룹의 수익기여도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글로벌 순익으로 4310억원(누적 기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글로벌 순익(394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지난 2년간 9%대에 머물던 글로벌 순익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신한금융은 2017년 조용병 회장이 취임한 직후 글로벌 사업부문제를 도입해 은행과 카드, 증권, 생명 등 그룹사별 협업체계를 고도화했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국외 점포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사 동반 진출을 통한 시너지 확보와 자원의 효율적 배치, 글로벌 수익 모델 다변화를 통해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도 은행과 증권, 카드 등 주력 계열사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며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21년 1220억원에 머물던 글로벌 순익이 올해 3분기까지 2420억원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보유한 자산과 역량,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시장 진입 가능성,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축적하고 이에 기반한 글로벌 사업을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 기반 신사업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현지 맞춤형 공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410억원의 그친 글로벌 순익 규모는 올해 3분기 3350억원으로 확대됐고, 그룹에 대한 이익기여도 역시 12.6%로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하나금융그룹과 농협금융그룹도 글로벌 순익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0년 3133억원에서 지난해 4479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3분기까지 4025억원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진출 후발주자인 농협금융은 2020년 280억원에서 지난해 43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5社 5色' 미래수익·경쟁력 강화에 초점 맞춘 글로벌 전략
5대 금융그룹은 세계적으로 예측하기 힘든 경제상황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미래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4개국 697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KB금융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안정성·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높은 경제속도를 보이고 한국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동남아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개방초기로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메콩 3국을 타깃으로 지속적인 M&A(인수합병)와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한 오가닉성장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과 오토금융, MFI(소매금융), 증권업 등에 신규 진출했다"며 "그룹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수의 거점화 타깃국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개국 250여 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각 거점별 컨트리헤드(Country Head) 제도를 도입해 그룹사가 동반 진출한 국가에서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다져가고 있다. 선진시장은 국외 자본시장 강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개발도상국 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업은 단계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 또 개발도상국 내 범은행권은 현지 디지털과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투자 및 제휴 확대 등으로 디지털 기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부문제를 통해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감안한 진출 및 전략적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종합금융서비스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시장에서의 장기 성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25개 지역에 진출한 하나금융은 지역별로 이원화한 글로벌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등 고성장지역에서는 비은행을 중심으로 M&A와 지분투자 확대를 통해 영토 확대를 가속화하고, 미주와 유로존 등 선진시장에서는 IB와 기업금융 강화, 전략적 파트너 제휴 등 영업확대를 통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글로벌 성장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인데, 글로벌 네트워크의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원활한 국내외 협업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올해 대형 현지법인을 제외한 모든 은행 지점에 도입할 계획이다.
24개국 562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우리금융은 지역별 맞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3국에는 리테일 자산 비중 확대로 성장기반을 다지고,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혁신과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지 맞춤형 금융플랫폼을 완성하고, 핀테크기업 발굴과 제휴를 통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글로벌 비즈니스 방향으로 '합종연횡(合從連橫)'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시장 개척(합종)과 홍콩, 뉴욕, 런던 등 글로벌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연횡)을 연결하고 농협금융이 지닌 농업금융과 디지털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완성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11개국 27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부문 총자산 22조원과 당기순익 324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상황과 함께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지속성장과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기 위해 글로벌 영토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