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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3일 전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19)이 창궐하기 전인 수년 전만 해도 중국의 야심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집권 직후인 지난 2012년 말부터 줄기차게 부르짖던 이른바 중국몽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절대 허황한 목표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부터 경제가 비틀거리면서 중국의 꿈은 이제 실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굳이 지난 2년의 성장률을 살펴볼 필요도 없다. 당장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우선 올해 성장률의 경우 아무리 높아도 3.5%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 은행과 경제 전망 전문기관들이 이렇게 점치고 있다. 일부는 아예 3.3%로 못박기도 한다.
내년 역시 올해보다는 나아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4.6%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당국의 목표인 5.5% 전후에도 한참이나 못 미친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천(陳) 모씨는 "중국은 매년 최소한 5∼6%의 성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을 추월하기 어려워진다. 중국몽도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코로나19 정책이 발목을 잡은 것 같다"면서 중국 경제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외통수로 내몰렸다고 분석했다.
성장률 하락은 국력의 추락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국민들의 생활의 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당장 2019년 가볍게 1만 달러의 고지를 넘어선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킹달러의 출현으로 인한 위안(元)화 가치의 폭락까지 더할 경우 상황은 더욱 절망스러워질 수 있다.
문제는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에 있다. 이는 위안화 약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1인당 GDP를 다시 1만 달러 이전으로 회귀시킬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전망만 봐도 괜한 우려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금세기 들어 지속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중국 경제가 이제 암초에 걸려 좌초할지도 모를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