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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김승연의 M&A 전략, 진격의 한화 vs 승자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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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3. 02. 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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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에너지·방산 등 영토 확장
그룹간 시너지…재계 7위 이끌어
대우조선 이어 HSD엔진 인수 추진
선박건조~엔진제작 '수직 계열화'
재계순위 상승 기대 승자의 저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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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가 재계 7위로 도약할 수 있던 원동력이 M&A(인수합병)였던 만큼 재계에서도 이번 M&A 성패에 대한 관심이 크다. 조선 사업이 한화의 주요 사업군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어 진격의 한화로 부상할지, 혹은 무리한 인수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지에 대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지분 33%를 2269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지난 16일 체결했다. 한화는 4월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HSD엔진은 중대형 선박용 엔진을 만드는 곳이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까지 인수하면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수직계열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이번 M&A를 통해 한화가 조선 사업을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현재 주요 사업군인 에너지, 방산, 금융, 유통 등이 모두 M&A를 통해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김 회장이 한화 총수로 올라선 후 추진했던 대형 M&A들은 현재 그룹의 에너지, 방산, 금융, 유통 등 주력 사업군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들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김 회장의 취임 직후인 1982년 처음으로 인수한 곳은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이다. 당시 사업다각화를 위해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던 김 회장은 당시 경영난을 겪던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했다.

당시 다우케미칼과의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가로 30cm, 세로 2m의 한지에 먹글씨로 '본인은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다. 명예를 욕되게 하면서까지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는 두루마리 편지를 보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은 인수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도 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M&A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김 회장은 1985년 정아그룹(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양유통(한화갤러리아) 등을 인수하며 레저, 유통사업의 확장에도 나섰다. 이후에도 동양백화점(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63시티(현 한화63시티) 등을 인수하면서 유통사업을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군으로 키웠다.

금융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고 마음먹은 김 회장은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과 신동아화재(현 한화손해보험) 등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금융사업이 안착한 배경도 이때 사들인 기업들이 안정적인 캐시카우 사업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012년 인수한 독일 큐셀(현 한화큐셀)은 현재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알짜 계열사다.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는 상황에서도 김 회장은 태양광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현재 태양광 사업은 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성장했다.

2014년 삼성그룹의 방산, 화학 사업 부문 4개 계열사를 인수했던 빅딜도 성공적인 M&A 사례 중 하나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그룹의 방산, 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주요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한화가 늘 M&A에 성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 인수에 한 차례 실패한 적이 있어서다. 당시 한화는 대우조선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고 산업은행과 MOU도 체결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결국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하기로 하면서 과거의 실패가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8년 대우조선을 인수했다면 인수금액(6조3000억원)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승자의 저주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화가 대우조선에 이어 HSD엔진까지 품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 회장이 조선 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수 회사들이 시너지를 내고 그룹의 주요 사업군으로 안착하게 되면 향후 재계 순위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M&A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한화가 최근 들어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드러나면서 재계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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