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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청약 예비당첨자 5배 확대…불황 속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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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04. 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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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분양 단지, 이달부터 예비당첨자 비율 40%→500%
지방 청약시장 침체 심화…실효성 떨어진다는 지적
'줍줍' 문턱 높아져…"되레 역효과" 우려
공급 가구 수 대비 예비당첨자 비율 변동
국토교통부가 이달부터 전국의 모든 신규 분양 아파트의 예비당첨자 비율을 공급가구 수의 5배로 적용키로 했다. 실수요자들의 당첨 기회를 늘려 미계약 물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다만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과거 투기과열지구에만 적용되던 제도가 전국에서 시행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전국 모든 아파트의 특별·일반공급 물량에 대한 예비당첨자 선정 비율이 기존 40%에서 500%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토부가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입법 예고한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비규제지역의 특별·일반공급 물량에 대한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은 공급가구 수의 40%였다. 서울 등 일부 투기과열지역에서만 500%가 적용됐다. 그러나 이번 개정령 시행에 따라 전국에서 예비입주자 비율이 500%로 확대 적용됐다.

기존에는 1·2순위 청약 당첨자와 40%에 해당하는 예비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사업 주체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500%에 달하는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진행한 후 무순위 청약에 나설 수 있다.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대구의 한 아파트 전경
대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분양 안내 걸개가 걸려있다./연합뉴스
이를 두고 건설사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수요가 서울 등 주요 지역으로 몰리는 등 지역별 청약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지방 중소도시에서 공급돼 계약률이 저조한 단지는 오히려 완판(100% 분양 계약)이 어려워질 것이란 설명이다. 예비입주자 비중이 늘면서 무순위 청약 당첨 기회도 그만큼 줄게 됐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만약 예비당첨자 계약 단계에서 완판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전보다 더 심각한 미분양 낙인이 찍힐 수 있다"며 "예비당첨자 계약을 빠르게 건너뛰고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것이 미분양 해소에 오히려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통상 예비(당첨자) 번호를 많이 발급하면 공급 주체 입장에서 완판 기대를 높일 수 있지만, 지금 같은 시장 침체기에선 오히려 역효과만 보는 단지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효성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 제도는 2019년 5월 부동산 활황기 당시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무순위 청약을 통한 투기 현상을 막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제도를 도입하는 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438가구로 나타났다. 이 중 83.4%(6만2897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전국 8554가구 가운데 82.7%가 지방에 몰려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예비당첨자 비율을 늘리더라도 현재로선 지방 청약 수요 자체가 드물어 미계약 물량 해소 등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며 "작년 말 이미 입법을 예고한 사항이더라도 시장 상황에 맞게 손질을 했어야 하는데 조치가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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