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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유지보수’ 체제 이대로 좋나]② 유지보수 업무 이관 두고 ‘민영화’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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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04.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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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와 국회·정부 간 의견 줄다리기 팽팽
운영사의 유지보수 담당 사례 국내외 전무
노조 영향력 저하, 실제 반대 배경 추측
"고용승계 등 준수되면 상호발전적 철도체계 갖춰질 것"
철도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 18일 서울역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철도 민영화 정책 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철도업계 내 유지보수 업무 이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철도노조'라는 존재가 업무 이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가 코레일에서 국가철도공단으로 이관되는 것은 '철도 민영화'의 사전 작업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업무 이관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은 유지보수 업무가 이관되더라도 철도시설에 대한 국가의 소유권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으로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이관 과정에서 차질이나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이관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 반대 및 불안정한 고용 승계 및 임금 유지 등을 근거로 들며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 통과에 저항하고 있어서다.

특히 철도 민영화 여부에 대한 반대가 거세다. 철도노조는 지난해 6월 28일 철도의 날 맞이 결의대회 및 11월 18일 철도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열어 철도 민영화 결사 반대를 외쳤다.

급기야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같은 11월 30일 오후 국회 제1세미나실을 기습 점거했다. 이 세미나실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는 '철도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철도시설 유지보수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당시 노조원 50여명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은 철도 유지보수를 분리해 철도 민영화를 촉진하는 것"이라며 법안 철회와 함께 토론회 개최를 즉각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이러한 철도노조 주장에 대한 근거는 빈약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민영화는 국가나 공기업의 재산 등을 민간 자본에 매각하고 그 운영을 민간에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가철도공단은 준정부기관에 속해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가 이관되더라도 국가의 소유권에는 변함이 없으며,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보다 정부의 영향력이 강하다. 또 유지보수·관제 업무는 시설 관리의 영역으로 운영과도 직접적 관계가 없다.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은 유지보수 업무 이관과 민영화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그러면서 오히려 운영사가 유지보수를 맡는 사례는 국내·외 모두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반론을 내놨다.

실제 국내 도로·항공·해운 등 사회기반시설의 유지보수는 각각 국토관리청·도로공사, 공항공사, 항만공사가 직접 담당한다. 이 중 철도만 예외적으로 운영사인 코레일이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독일(DB Netze Track AG)·영국(Network Rail)·프랑스(SNCF Reseau)·이탈리아(RFI)·스페인(ADIF)·네덜란드(Prorail)·오스트리아(OBB) 등 유럽 철도 선진국들도 운영자와 시설관리자의 역할을 분리하고 있다.

코레일 직원들이 선로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철도 선로를 점검하고 있다./제공 = 코레일
유지보수 이관 시 고용 승계·임금 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노조의 반대 논거 중 하나다. 만약 업무가 이관되면 약 1만명에 가까운 인력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코레일 전체 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유지보수·관제 업무 이관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연구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결과는 오는 6~7월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선 숨겨진 배경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철도 노조원의 수는 대략 2만1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업무 이관이 확정되면 그 중 절반에 달하는 1만명이 노조에서 이탈하게 된다. 이에 철도노조가 향후 활동에 추진력을 잃을 것을 염려해 유지보수 업무 이관을 반대한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원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통상 노조의 영향력은 노조원 수에 비례하는데 인원이 대규모로 빠지면 차후 파업·시위 등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지금보다 협상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저항하는 것"이라며 "코레일 내부에서도 개정안이 확정되면 순순히 인정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철도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양측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어 일각에선 향후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이관 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이관 이후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이관은 국회의 적법한 개정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 사항인데다 정부의 추진 의지도 강한만큼 차질이나 부작용은 적을 것이라 내다봤다.

임광균 송원대 철도운전경영학과 교수는 "업계·정부·국회 등 각계에서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이관하기 위한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큰 차질 없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승계·임금 유지 등이 약속대로 잘 지켜진다면 당초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시행 목적대로 상호 발전적인 유지보수·운영 체계가 갖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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