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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부진한 KB증권, 하반기엔 “대어 상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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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승인 : 2023. 05. 24. 16:55

KB IPO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으로 공모총액 1등을 기록한 KB증권이 올해 들어서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분기도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5건 이상의 주관을 맡아 성사시킨 증권사도 나왔지만, KB증권의 주관실적은 아직 '0건'이다. KB증권은 하반기에 '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 계열사 IPO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대형증권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IB(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높은 실적을 낼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KB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공모기업 수 0건·공모총액 0원이다. 지난해에 IPO 업무를 담당하는 주식발행시장(ECM) 3·4부를 하나로 통합했고, 올해 초에는 유승창 리서치센터장을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으로 선임하면서 IPO 부문에 더욱 힘을 줬지만, 아직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주관을 맡으며 공모총액 13조4479억원을 기록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작년 KB증권은 총 8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해 공모기업 수로는 5등이었지만, 공모총액에서는 2위인 신한투자증권의 두 배가 넘은 금액을 보이며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5월이 지나가도록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KB증권과는 달리,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6건의 상장주관에 성공했다. 현재까지의 공모총액은 1263억200만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도 15건의 상장주관을 맡아 성사시켰다. 작년 공모기업 수 부문에서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공동 1등을 차지한 한국투자증권도 이미 공모총액 1000억원을 넘겼다. 올 들어 4건의 주관을 맡았고, 공모총액은 1081억1700만원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관 건 수는 연초 이후 3건이지만, 공모총액이 1500억원을 넘어서며 앞서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공모기업 수보다는 발행회사와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IPO 딜을 선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보다는 질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KB증권은 하반기에 LG CNS·두산로보틱스·LS머트리얼즈 등 대기업 계열사의 IPO를 계획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LG CNS의 기업가치를 최소 2조5000억원에서 높게는 7조까지 보고 있고, 두산로보틱스 역시 기업가치가 2조원 정도인 것으로 평가된다. LS머트리얼즈의 추정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어로 꼽히는 LG CNS와 두산로보틱스의 IPO가 연내에 이루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증시 침체 해소 시점이 불분명하고, 고평가 등 논란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상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올해 초 컬리·케이뱅크·골프존카운티·현대삼호중공업 등 대어들이 상장 재검토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였다. KB증권 역시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 신호가 나와야 IPO 시장도 2021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올해 대내외 시장환경 악화로 납입 부담이 큰 대형주와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성장주의 흥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의 약진도 KB증권의 IPO 실적 순위권 진입을 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주관 계약을 따냈고, 서울보증보험·SSG닷컴·엔카닷컴·IGA웍스 등 수 조원대의 기업가치로 추정되는 기업들의 상장 주관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혐의로 법정구속 된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기업가치 자체는 3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는다.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으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관을 맡았고,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파두'의 상장 주관을 따냈다. SK에코플랜트의 공동 주관사도 NH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기대주 중 하나인 '마녀공장'의 상장 주관을 맡는 등 실적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도 ECM부문을 강화하며 상장 주관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대형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도 IPO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작년의 영광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KB증권 측은 "실적이 우수한 소부장 강소기업, 2차전지·반도체·로봇 등 미래산업 관련 기업 IPO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B증권은 현재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로 내부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KB증권이 '고유재산과 신탁재산간 거래 금지', '손실보전·이익보장 금지' 등의 법 규정을 위반한 사항이 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FD 관련 조사를 위해 KB증권에 수사관을 파견한 상황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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