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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KT&G 여성 평균 근속연수 16.3년 비결…‘출산·육아지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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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12.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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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년.

KT&G 여성 구성원의 평균 근속연수입니다. 2024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약 14.03년)와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치입니다. 통상 출산과 육아로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저출산 문제를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핵심은 출산 여부가 아니라,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출산 이후의 시간이 실제로 감당 가능한 구조인지입니다.

출산은 하루아침에 결정되는 일이 아닙니다. 난임 치료를 거쳐 임신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병원 일정은 잦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시간과 비용 부담도 큽니다. 이 과정을 개인의 사정으로만 남겨두는 조직에서 출산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출산 정책의 기준은 구호가 아니라 행동입니다. 난임을 겪는 직원에게는 치료 과정에서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고, 출산한 직원에게는 법에서 정한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합니다. 출산 이후의 공백이 곧 경력의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전제돼야 선택은 가능해집니다.

KT&G의 일·가정 양립 정책은 이 지점에서 비교적 분명한 방향을 보여줍니다. 출산휴가가 끝나면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육아휴직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해 출산 이후의 공백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지 않았습니다. 성별과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휴직 기간에는 회사 차원의 지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내 어린이집 운영과 보육 수당 지급, 난임 시술비 지원과 유급 난임 치료 휴가 등도 함께 운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임신기부터 출산기까지는 난임 치료와 출산 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등을 포함한 생애주기별 모성보호 제도를 통해 부담을 나누는 구조를 갖췄습니다.

이 같은 접근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여성 구성원의 평균 근속연수 16.3년이라는 수치는 출산과 육아 이후에도 경력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긴 설명보다 이런 숫자가 더 솔직하게 답합니다.

출산을 말로 외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난임의 시간에는 비용과 시간을 함께 나누고, 출산 이후에는 눈치 없이 쉴 수 있게 하며, 복귀 이후에는 경력이 이어지도록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출산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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