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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월말부터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형주들의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을 제외하고 6월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둔 기업은 8곳(진영, 나라셀라, 마녀공장,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시큐센, 알멕, 오픈놀)이며 이달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5개로(파로스아이바이오, 버넥트, 에이엘티, 틸론, 이노시뮬레이션) 모두 코스닥이다.
이렇게 6월이 마무리되면 올해 상반기에는 이전상장(SK오션플랜트)을 제외한 신규 상장은 코스닥만 존재하게 된다.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을 보면 몸값이 5000억원을 넘지 않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IPO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생한 증시침체가 영향이 크다. 각종 변수로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공모시장에서는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로 결정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주가 상승 시 수익을 더 크게 낼 수 있는 우량 중소형주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실제 지난 8일 상장한 마녀공장은 '따상(공모가 두 배의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며 2분기 유일한 따상에 성공했다. 1분기까지 확대하면 오브젠, 미래반도체, 삼기이브이, 꿈비, 스튜디오미르 등이 따상에 성공했는데 이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오븐젠 698억원, 미래반도체 866억원, 꿈비 397억원, 스튜디오미르 1004억원 수준이었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마녀공장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621억원으로 3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특히 오브젠과 삼기이브이의 경우는 수요예측의 부진으로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과 하단 미만으로 결정됐었다. 오히려 낮아진 공모가가 따상 성공에 도움이 됐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조단위 모집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공모시장에 뛰어들었던 대형주들은 대부분 고배를 마셨다.
올해 상반기 이내 상장이 예상됐던 마켓컬리와 케이뱅크, 현대삼호중공업 등은 상장 시점 재검토를 선언했고 오아시의 경우 흑자를 내세우며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부진한 결과를 받아 상장을 포기했다. 이후 대형주들의 상장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하반기에는 대형주의 IPO에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지난달말부터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하면서 '코스피지수 3000 돌파'라는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자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조단위 기업들 상장에 나서는 것이다.
기업가치가 1조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지난 9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이미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넥스틸도 지난 4월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3조원, 넥스틸 1조5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SGI서울보증보험, NICE신용평가, 엔카닷컴 등도 코스피 상장예비 심사 청구에 나서며 LG그룹 IT계열사인 LG CNS, SK그룹의 11번가와 건설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 CJ그룹의 CJ올리브영 등 상장 작업이 잠시 멈췄던 대기업 계열사들도 다시 상장을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더구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변경되는 점은 IPO 투자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6일부터 상장 당일 주가의 상한폭을 상승은 공모가의 400%까지, 하락은 60%까지로 확대 조정함에 따라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진 대형주에 대한 IPO 열기가 거세질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시장친화적 가격이다. 고평가 종목에 대한 내정한 시장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시장친화적인 공모가가 형성, 주가 상승 시 수익을 내기 좋은 중소형 크기의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수요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 중심의 중소형 소부장 기업들이 IPO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지금은 IT와 결부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최근 공모주에 대한 주가가 좋다고는 하지만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업들(나라셀라)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주가를 형성하는 것을 볼 때 기업의 적정 가치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보인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