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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부채의 뇌관, 우려와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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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3. 08. 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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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연구원님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불볕더위로 모두가 펄펄 끓었던 8월, 주식시장만큼은 냉랭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발 부동산 위기로 시장심리가 악화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자본시장에도 위기의 경계감이 확산한 탓이다. 올해 상반기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영업성적마저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경기침체와 채무불이행 우려 등 시장의 불안 요인은 켜켜이 쌓였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2%, 36% 감소했다. 가뜩이나 고금리로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정한 대외요인이 기업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다만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채의 부실화 위험이 시스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우선, 단기적인 자금 압박 가능성을 포착하는 현금 유동성 위험부터 점검해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소폭 반등한 정도로 파악된다. 장·단기 채무의 불이행 위험을 추정하는 부도 위험 역시 안정적이다. 전반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내수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2019년도 수준과 유사하고,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 문제의 식별과 대응은 긴요하나, 기업부채의 뇌관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과거 경제위기 시의 공포가 떠오른다면 이는 불안함이 불러온 기시감일 가능성이 크다.

보다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한 지점은 성장 둔화 추세의 고착화 가능성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기업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큰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부채의 건전성 유지에 집중해왔다. 지난 십수 년간 부채 조달 비용이 추세적으로 하락해온 상황에서도,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재무구조 정책은 부채의 축소를 통한 건전성 확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 미국 S&P500 기업은 이자 부담률이 장기간 하락하는 상황에서 부채비율을 신축적으로 늘려 이익 성장을 촉진했고,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시장의 급격한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 부문이 위기 상황의 질서정연한 감내를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효과적인 부채관리 방안에 대한 미래지향적 고민 역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간 저금리 시기에 주도적으로 부채를 축소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기초여건이 우량하고 성장기에 진입한 기업이었다. 성장 둔화 추세의 반전을 이루어내려면, 기업수명주기에 입각한 재무구조의 선택 및 주주환원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도입기·성장기 기업은 적극적인 차입전략을 통해 성장기회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성숙기·쇠퇴기 기업은 주주환원을 위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 한다.

당분간 잠재 성장률 둔화를 전제로 매출 확대를 통한 이익 성장의 여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 마진율 개선이 이익 성장의 주요 경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계기업과 같은 취약 부문의 재무구조 개혁은 시급한 과제다. 그러한 와중에도 올해 상반기 희망적인 부분은 K-Pop, K-Beauty, K-Medical 등 K-무언가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역사상 가장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기 속에서도 이들 기업은 매출의 구조적 성장을 달성해냈다. 조선업 역시 오랜 기간 한계 상황을 탈피하고 모처럼 만에 호실적을 내며 저력을 보였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신속히 대응한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기민함도 인상적이었다. 구조적으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는 영역으로 산업적 정책과 지원이 선제적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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