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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기 귀찮아 中 인부들 만리장성 굴착기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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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3. 09. 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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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장성' 훼손 인부 2명 체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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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에 의해 훼손된 '32 장성'. 산시(山西)성 숴저우(朔州)시 유위현의 만리장성에 속하는 '32 장성'의 토성 일부 구간을 훼손한 인부들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베이징르바오
중국에서 산길을 내기 위해 명(明)나라 때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 구간이 굴착기에 훼손되는 아주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산시(山西)성 숴저우(朔州)시 유위현의 만리장성에 속하는 '32 장성'의 토성 일부 구간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 신고 역시 바로 현지 공안에 접수됐다.

매체에 따르면 공안은 바로 출동해 대형 굴착기로 장성을 허문 정(鄭·38) 모씨와 왕(王·55) 모씨 등 인부 두 명을 체포해 형사 구류했다고 한다. 훼손 경위 역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의 진술이었다. 멀리 돌아가는 것이 번거로워 장성을 허물어 길을 냈다는 것. 이들이 허문 장성의 폭은 차량 두 대가 교차 운행할 수 있는 규모로 상당히 컸다.

주변에 32개 마을이 소재한 탓에 이름이 붙여진 '32 장성'은 명나라가 북방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유위현 화린산 일대에 흙으로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에 해당한다. 토성과 봉화대가 원형을 유지, 산시성 내 만리장성 가운데 보존 가치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아온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국가급 명승지로 등록됐을 뿐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중국은 2009년 4월 명나라가 축조한 만리장성이 서쪽 끝단인 간쑤(甘肅)성 자위관에서 베이징 쥐융관(居庸關)을 거쳐 동쪽 끝단인 압록강 변의 랴오닝(遼寧)성 후(虎)산성까지 8851.8㎞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는 만리장성의 동단((東端)이 산해관(山海關)이라는 그동안의 학계 정설을 뒤집으면서 후산성까지 확장한 것으로 이로 인해 길이는 종전보다 2500여㎞나 더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 학계의 주장에 따르면 후산성은 고구려의 대표적 산성인 박작성이라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당(唐)나라 태종이 고구려를 침략했을 때도 함락하지 못한 곳이다. 중국도 과거에는 이 성이 고구려의 유적임을 인정했다. 성벽이나 대형 우물 터 등에 고구려 유적임을 알리는 안내판까지 내걸었으니 지금 와서 아니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 문물 당국은 베이징 일대를 비롯한 전국의 만리장성을 일제 정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사건이 터졌다. 유사한 케이스가 전국적으로 또 있을지 모른다고 해도 좋다. 당국으로서는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이번에 황당한 사건을 일으킨 두 인부가 상당히 엄중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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