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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5% 돌파… 카드사 조달비용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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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3. 10. 20. 16:08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2007년 이후 16년만 최고치
여전채 금리는 4.9%대 기록…은행에 자금 몰려
자금 조달 비용 부담 높아질 전망…실적에 악재
대출금리 상승 전망에 연체율 우려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채권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카드채권 금리가 5%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우량채인 은행채 한도가 폐지되고 은행에 자금이 쏠리면서 카드사들의 조달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 부담이 커져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악화된다.

연체율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소비자 이자 부담이 늘어나 연체율을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카드사들이 건전성 리스크에 대비해 쌓아야할 자금(대손충당금)이 많아진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실적 악순환에 빠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신금융전문채권(AA+, 3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연 4.925%를 기록했다. 지난달 9월4일 4.53%였던 금리는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른 이유는 미국 국채(10년물) 금리가 5% 선에 육박하며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사실상 5%에 이른 것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채권금리를 더욱 끌어올렸다. 시장은 이번 발언을 두고 현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카드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드사는 수신(예·적금) 기능이 없어 주로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 카드론 등 대출을 공급한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대출 금리도 끌어올린다. 채권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됐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고 초우량채권인 은행채에 자금이 쏠리자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제한했다. 최근 다시 은행채 발행이 늘자 채권 수요가 다시 여전채에서 은행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기타금융채(카드채) 발행액 비중은 전체 채권 시장의 8.6%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 한달 동안 기록한 발행실적 비중(8.9%)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은행채 비중은 같은 기간 32.6%에서 39.1%으로 뛰었다.

문제는 카드사 연체율이다. 대출금리가 올라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면 연체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8개 전업 카드사의 2분기 연체율은 0.82~1.92로, 대다수가 1%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연체율이 높아질수록 곳간에 쌓아놓아야 할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늘어나게 되고, 이는 카드사 실적에 타격을 준다. 카드사들의 NPL(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도 하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사인 신한카드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240%로 전년 동기 대비 120%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카드사 실적도 올들어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올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8% 급감했다.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도 늘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달비용이 커졌다"며 "다중채무자가 늘어나 건전성 관리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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