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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해시는 '병원 짓겠다며 땅을 산 뒤 비싸게 팔아 얻은 초과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병원 부지 매입 시점부터 매각까지 걸린 25여 년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사실관계를 생략해 결과적으로 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해시는 1992년 9월 삼계동 일대 옛 육군공병학교가 이전한 뒤 비게 된 부지를 '북부지구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 측은 택지 개발인 한창 진행 중이던 1996년 5월 '북부 택지지구' 종합의료시설 용지 3만 4193㎡에 대해 용지매매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김해시와 인제학원 측은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김해시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 추세에 대비해 종합 의료 시설이 필요했고 인제학원은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지역의 의료 수요에 대비하고 의료 교육 시설 확충이 필요했던 차였다. 또, 북부 택지지구의 원활한 분양을 위해 대학병원이라는 앵커시설을 유치해야 한다는 김해시의 계산도 크게 작용했다.
김해시와 인제학원이 용지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남짓 지난 1997년 미증유의 IMF 외환위기가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금융이 마비되고 시중 금리도 20% 후반으로 뛰었다. 그 사이 중도금을 두 번 지불한 인제학원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 재정마저 휘청이는 위기에 직면했다. 설상가상으로 학령 인구 감소, 정부의 반값 등록금 시책이 겹치면서 학교법인의 경영난이 가중됐다.
이후 인제학원은 해당 부지에 대한 계약 해지 요청을 반복했고, 김해시는 불가함을 통보하는 실랑이가 반복됐다. 실제 인제학원은 1998년 3월 병원 건립 포기 의사를 밝히고 계약 해지를 김해시에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1999년 2월에는 중도금 반환 요청을 했다. 2003년 8월에도 계약 취소를 김해시에 요청했다. 그러나 김해시는 번번이 불가 방침을 통보를 했고 결국 2003년 12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41억 6700여만원에 본 계약을 맺게 됐다.
지속적인 경영난을 겪던 인제학원은 2003년 본 계약 체결 이후에도 병원을 건립 불가 의사를 여러 차례 김해시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2007년 4월 '삼계동 병원 부지를 처분해 교비회계로 세입 조치하라'는 교육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종합감사 이후 인제학원 측은 더 큰 부지 매각 압력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교육부 감사 결과를 이행하지 않으면 인제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의학 보건 계열 학과의 신설이나 증원을 할 수 없었다. 매년 반복되는 각종 정부 사업과 평가에서도 지속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해당 부지를 김해시 몰래 매각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인제학원 측이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이다. 인제학원 측 관계자는 "용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던 1996년 이후 줄곧 김해시에 병원 건립을 할 수 없으니 매매계약 해지를 공개적으로 요청해 왔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교육부의 종합 감사 이후에는 매 분기 삼계동 부지 매각 관련 진행 현황을 교육부에 제출했고, 감정평가를 통한 매각 대금과 매각 대금의 용도까지 교육부의 허가 아래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매각 절차도 김해시와 협의를 거쳤다는 게 인제학원의 설명이다.
인제학원은 2021년 10월 28일 김해시에 공문을 보내 삼계 부지 매각을 알렸다. 김해시도 두 차례 공문을 통해 답변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김해시는 2021년 11월 15일 '부지 매각 시 지정된 용도(종합의료시설)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제한 사항을 매각 전 매수인에게 반드시 인지시켜 달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또 같은 해 12월 22일에는 '이 같은 사항을 매매 계약서상에 명문화 달라'는 내용도 회신했다.
학교법인 관계자는 "김해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계약에 반영했고, 조달청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입찰을 진행해 낙찰자를 선정했다"라며 "이 모든 과정을 법인 이사회 승인 후 교육부 허가를 받아 적법 절차 아래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인제학원이 부지 매각을 통해 적어도 2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겼기에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김해시의 반환 소송과 인제학원이 땅장사를 했다는 비판 여론의 근거가 됐다.
이에 대해 인제학원 측은 "이 같은 주장은 매각 자금(385억 100만원)에서 매입자금(141억 7000만원)을 산술적으로 뺀 단순 논리에 불과하다"라며 "20여 년 동안 들어간 제반 비용을 빼면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제학원 측 관계자는 "20여 년간 토지에 묶여 있었던 금융 기회비용과, 수차례 매각을 시도하면서 진행한 감정평가비 등 총비용을 고려할 때 오히려 손해를 봤다"라고 말했다.
김해시는 2003년 인제학원과 부지 매매 계약 당시 맺은 약정해제권을 행사해 인제대학의 부지 매각을 무효로 하고 환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제학원이 의료시설을 세우지 않거나 김해시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땅을 양도하면 시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게 약정해제권의 골자다.
김해시는 이 계약에 따라 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에는 김해시가 매매 대금의 10%를 위약금으로 갖고, 127억 5100만원만 인제대에 반환하면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때에는 반환채권으로 처분 이익과 이자 등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쟁점은 약정해제권의 제척기간(기간이 지나 권리가 소멸되는 기간)이 출발하는 시점에 대한 해석 문제다. 해당 부지 매매 계약서에는 약정해제권의 행사 기간을 별도로 정하기 않았기 때문에 민법 162조 제2항에 의거해 제척기간을 10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김해시는 '인제학원이 매각을 추진한 2017년부터 10년 동안 약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인제학원은 계약서를 작성한 2003년이 제척기간 10년이 출발되는 시점으로 2013년까지가 약정해제권을 발동할 수 있는 시기로 보고 있다. 대법원 판례나 다수의 법조계 인사들도 제척 기간은 권리의 발생일, 즉 계약서 작성 후로부터 시작한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등기 이전이 완료된 시점부터 시작된다는 해석이다.
인제학원 측의 '제척기간은 계약서가 작성된 2003년부터 10년으로 2013년 후는 특약 등 모든 법적 효력이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