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보다 동물병원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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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내 필수지역의료는 이미 무너질 때로 무너진 상태라는 게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같은 현실은 최근 열린 의료개혁 관련 민생토론회에서 다시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산부인과 전문의 한성식 분당제일여성병원장은 "저도 한때는 잘 나가는 산부인과 의사였는데 (지금은) 동기가 '밥은 먹고 사느냐'고 얘기한다"며 필수의료가 처한 현실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도 "지방을 중심으로 응급 심혈관 질환을 담당하는 70% 이상의 전문의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당직 포함 80시간 이상"이라며 "저와 함께 근무하는 심혈관 분야의 가장 젊은의사가 48살이다. 그분 밑으로 13년 동안 신규의사 진입이 없었다"고 말을 보탰다.
필수·지역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마주한 현실은 통계로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등에 따르면 전국의 산부인과 의원은 2013년 1397개에서 2023년 1317개로 약 5.7% 줄었다. 같은기간 소아청소년과 의원도 2200개에서 2152개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동물병원은 5135개로, 동네 산부인과보다 약 4배 더 많다.
시민들도 이러한 의료 현실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전북에서 태어나 서울에 자리를 잡은 한 직장인은 "돈 되는 성형외과나 치과 등으로 의사가 몰리고 산부인과 같은 의원을 찾아 보기 힘들다"며 "병의원이 대도시에 집중되고, 지역에서도 서울로 올라오는 추세이다 보니 의사를 늘린다해도 실효성 있는 방침이 나와 줘야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부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지역인재전형 확대, 지역의료 혁신기금 조성, 지역의료기관 집중투자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정부대책이 기존 '공중보건 장학제도'처럼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중보건 장학제도는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 후에는 일정기간(2~5년)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지원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만큼 실효성이 낮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이런 사례를 언급하며 "의대에 입학해 의사가 되고 난 다음에 여러 인센티브를 줘서 (필수·지역의료로) 유인하겠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의사 양성하는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팀장은 교대 선발 등을 예로 들며 "서울교대에서 뽑으면 서울에서, 부산교대에서 뽑으면 부산에서 근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의대) 입학 때부터 공공의사로서 일정기간 복무하기로 하고, 주어진 (의사)면허가 의무복무를 이행했을 때 유효한 방식 등이 아니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