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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양성평등 자리 잡아…10년간 처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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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기자 | 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2. 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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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사라진 태아 성감별 금지 제도
헌재, 주택임대차보호법 위헌소송 심판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연합뉴스
헌법재판소(헌재)는 28일 이른바 '태아 성감별 금지 제도'로 불리는 의료법 20조 2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태아 성감별 금지 제도'는 과거 남아선호 사상에 따라 태아의 성을 선별해 출산하는 경향이 생기고 성비 불균형이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 1987년부터 도입됐다. 최초 도입 당시엔 태아 성별 고지를 전면적으로 금지했으나 2008년 헌법재판소(현재)가 너무 과도한 금지 조항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32주 이내로 제한하는 것으로 개정됐다.

헌재는 법이 개정되고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함께 양성평등 의식이 상당히 자리 잡았고, 남아선호사상은 확연히 쇠퇴했다고 판단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출산 순위별 출생성비는 모두 정상범위 내에 있고, 특히 2014년부터는 성별과 관련해 인위적인 개입이 있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이 이번 위헌 결정의 근거가 됐다.

처벌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도 위헌 판단이 나온 결정적인 이유다. 헌재는 "현실에서는 의료인으로부터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의 성별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지만 10년간 심판대상조항 위반에 따른 수사 및 기소가 이루어진 건수가 1건도 없다"라며 "더 이상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적합하고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보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37년간 이어졌던 성감별 금지 조치가 한순간 사라지고 임신 수주와 관계없이 태아 성별을 알 수 있게 되면서 태아를 보호할 최소한의 보호 장치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가 2021년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97.7%의 여성이 임신 16주 전에 낙태를 했다. 2019년 낙태죄 처벌 조항이 효력을 상실한 뒤 현재까지 대체 입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 초기 성별 선호에 따른 자녀 계획이 인공임신중절의 이유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강성민 변호사는 선고 직후 "헌재가 시대를 잘 반영한 결정을 선고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낙태가 성감별을 통해 생기는지 좀 더 지켜본 다음에 입법자들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임수 기자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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