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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찬물”…컬리·11번가·SSG닷컴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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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4. 08. 06. 17:15

투자 시장 이커머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에 더 점수
연내 IPO 준비 컬리, 충성고객 집중 매출 극대화
11번가 매각 지지부진…정산방식 개선으로 전환점
SSG닷컴, TRS 방식으로 자금조달 추진 '이상무'
컬리 로고-vert
티메프(티몬·위메프)의 환불 대란으로 이커머스에 대한 회의론이 다른 이커머스 업체로까지 옮겨 붙고 있다. 기업공개(IPO)·매각·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컬리·11번가·SSG닷컴 등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이커머스의 적자는 초기 투자에 대한 기업가치를 높이는 필수과정으로 보고 향후 흑자 전환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줬지만 '티메프 사태' 이후 달라졌다. 투자 시장에서 이머커스 역시 '수익성'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컬리·11번가·SSG닷컴은 목표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당장 수익성 개선이 우선인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상장 예비 심사 통과 후 연기한 IPO에 재도전하는 컬리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IPO 실패로 매각으로 노선을 튼 11번가도 답보 상태다. 그나마 모기업 신세계그룹의 후광을 업고 있는 SSG닷컴만 투자 유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티메프 사태로 재무건전성이 부각되면서 이들 업체들의 연이은 적자가 문제가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손실이 개선됐지만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는 갈 길이 멀다.

컬리는 314억 영업손실이 개선되며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 5억원을 기록했지만 올초부터 정산주기를 늘린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아직은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 힘들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판매일의 익월 말일에 정산하던 판매 대금을 올초부터 최대 두 달 뒤에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현금 보유 기간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란 해석이 강하다.

이에 대해 컬리는 "일시적으로 현금 보유량이 증가할 수는 있으나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흑자전환을 유의미한 숫자로 보고 있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현금 창출력에 기반한 성장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특유의 큐레이션 감각으로 설립 초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력한 팬덤을 VVIP·VIP 제도로 지난달부터 끌어올리고 있다. 구매실적이 높은 최상위 고객 999명은 VVIP, 나머지 상위 고객 9000명은 VIP로 선정해 이들을 관리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최대 주주인 SK스퀘어(80.26%)가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며 매물로 나온 11번가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올 1분기 전년 대비 적자폭을 123억원 줄이며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매각은 현재까지 지지부진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오아시스 등이 인수자로 물망에 올랐지만 모두 무산된 상태다.

하지만 11번가는 '티메프 사태'를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이들과 비교해 짧은 정산 주기가 부각되면서 우수 셀러 유치에 힘을 받고 있어서다. 11번가는 소비자가 구매확정 후 1~2일 안에 정산하는 '빠른 정산'에 더해 또 다른 정산방식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11번가와 마찬가지로 IPO 지연에 따른 FI의 자금 회수를 해결해야 하는 SSG닷컴은 지난 6월 FI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매도기한을 연말까지 늘려 아직은 여유가 있다. '제3의 투자자'를 물색해야 하는데 모기업인 신세계그룹 측은 증권사들과의 총수익스왑(TRS) 계약 방식을 우선에 두고 있다. TRS는 증권사가 SPC(특수목적법인)을 통해 FI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지만 그 지분에서 발행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은 계약을 체결한 신세계그룹에 귀속되는 구조다. 신세계그룹은 증권사가 지분을 매입해주는 대가로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그룹 측은 자금 조달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확산되면서 신세계그룹에 더욱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분위기"라면서 "이번 고비를 넘긴 이커머스 업체만이 살아남는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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