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짐·넘어짐 사고 91%…실력 맞는 슬로프 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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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강원 홍천의 한 스키장 중·상급자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던 30대 남성 A씨와 스노보드를 타던 20대 B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스키를 타고 내려오던 중 방향을 틀다 반대 방향에서 회전하려는 B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B씨는 허벅지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3일 강원 정선군 한 스키장에서도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스키 지도요원 자격증까지 소지할 만큼 스키를 즐겼던 20대 남성 C씨는 상급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던 중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장기 파열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가 악화해 헬기로 대형 병원으로 이송과정에서 심정지로 사망했다.
겨울철 대표 스포츠인 스키와 스노보드는 부상 위험이 큰 스포츠로 꼽힌다. 경사가 심한 슬로프에서 스키, 스노보드로 직활강하거나 방향을 전환할 때는 시속 40~50㎞까지 속도가 올라 충돌 시 치명적 상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 스키장 내 사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111건 △2022년 237건 △2023년 443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고는 284건으로, 이번 시즌 종료 시점을 감안하면 최종 사고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최근 5년간 미끄러짐·넘어짐 사고가 전체 1410건 중 1286건을 차지했다. 부딪힘 53건, 추락 4건 순이었다. 높은 경사에서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특성상 보호장치를 착용했더라도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맞닥뜨렸을 때 큰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키장 이용객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도 스키장 내 사고건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23~2024년 스키장 이용객 수는 443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19~2020 스킨 시즌 146만명까지 감소한 후 가파른 회복세다.
경기도 내 한 스키장 관계자는 "이용객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이용하라는 방송을 계속하지만 관리에 한계가 있는 것은 맞다"며 "슬로프 위에서 안전 요원이 이용객의 실력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용재 경민대학교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스키장 측에서 경고 문구를 붙여 놓거나 안전 요원도 사고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알려 이용객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반드시 제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