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문가 "노포 예찬 함정 피하고 데이터 기반 선별 지원·안전한 퇴출망 구축"
소상공인정책학회, '제1차 소상공인 미래정책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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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석자들은 경기 부진을 넘어선 유통 환경 변화 속에서 정책 당국의 역할 전환이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은 단순한 경기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확산 등 소비 유통 방식이 빠르게 바뀐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며 "개인사업자 관점에서 불황으로 버티기만 해서는 답을 찾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 원장은 이어 "정책이 단지 지원 역할에만 머물면 소상공인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달라진 시장 속에서 판로를 넓히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략적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최상철 일본 간사이대 교수는 일본 소매시장의 구조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 소상공인의 생존 전략을 제언했다. 최 교수는 과거 일본의 성장을 배우던 '룩 이스트(Look East)' 시대를 지나 지역 고유 자원에 집중하는 '룩 로컬(Look Local)' 시대가 도래했음을 지적했다. 월마트, 카르푸 등 글로벌 유통 공룡이 일본에서 실패한 원인은 일률적 표준화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며, 일본 소비자의 강력한 '지역애(Topophilia)'와 계절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만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 교수는 국내의 '일본 장수기업 예찬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혁신 없이 진입장벽과 커뮤니티 보호에 의존해 연명하는 노포는 오히려 국가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좀비 기업'을 양산하므로 단순 자금 보조를 줄이고 전략적 컨설팅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국내 자영업계의 과당경쟁 실태를 진단하고 2035년 미래 환경에 대비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국내 인구 1000명당 음식점 수가 약 11개로, 일본(5.6개)의 두 배에 달하는 극심한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를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 61.0%가 '경쟁 심화'를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는 상황에서 고령화와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될 2035년에 대응하려면 보편적 보호를 끝내고 역량 있는 주체를 육성하는 '선별·성장형 지원'으로 축을 옮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소상공인 82%가 디지털 시스템을 쓰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정부는 인공지능(AI)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디지털 전환 인프라를 구축하는 '촉진자' 역할을 맡고, 한계 자영업자에게는 기본사회보장 체계를 강화해 안전한 퇴출과 재취업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