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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힙합 할머니 그룹 '수니와칠공주'가 새 멤버를 모집한다. 오는 18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에서 단 한 명의 새로운 주인공을 선발하는 오디션이 열린다.
13일 칠곡군에 따르면 수니와칠공주는 칠곡군 지천면 신4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할머니 래퍼 그룹이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랩 하는 할매들'로 이름을 알리며 광고와 정책 홍보 영상까지 섭렵했다. 특히 'K-할매'라는 별칭을 얻으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오디션은 단순한 멤버 충원이 아니다. 지난해 원년 멤버였던 서무석 할머니가 혈액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가 지키던 마이크를 이어받을 새로운 주자를 찾는 과정이다.
이를 증명하듯 오디션에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도전자들이 몰렸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는 수니와칠공주의 공연을 보고 감동받아 직접 지원했고 합격하면 칠곡군으로 이사까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무대에 서기 위해 독학으로 랩을 익히고 두 차례나 오디션 현장을 방문하며 철저히 준비해왔다.
칠곡군청에도 특별한 방문객이 있었다. 한 할머니가 기획감사실을 직접 찾아가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예상치 못한 지원자에 직원들도 놀랐지만 도전자의 자신감에 결국 오디션 참가 절차를 안내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도전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칠곡군의 또 다른 할머니 래퍼 그룹 '텃밭왕언니'의 리더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그녀의 탈퇴 선언에 팀원들은 "이제 리더 없이 어떻게 하냐?"며 당혹스러워했지만 할머니의 결심은 확고했다. "새로운 무대에서 더 큰 꿈을 이루고 싶다"는 것이 그 도전 이유다.
경쟁률이 6:1을 넘어서는 가운데 오디션 방식도 남다르다. 단순히 랩 실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수준의 받아쓰기, 동시 쓰기, 트로트 노래, 막춤, 자기소개 등 다양한 항목을 통해 개성을 평가한다. 참가자들은 최대한 편안한 복장을 갖추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포인트 액세서리를 활용할 계획이다.
오디션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 지천면사무소 3층 강당에서 진행된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새로운 멤버를 선발한다.
수니와칠공주의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 "새로운 동료가 생긴다는 생각에 설렌다. 신중하게 심사해 좋은 인연을 찾고 싶다"며 "마음이 잘 맞는 할머니와 함께 즐겁게 랩을 하며 무대에 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재욱 군수 역시 "수니와칠공주가 단순한 지역 프로젝트를 넘어 전국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오디션을 통해 새 멤버가 합류하면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