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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영등포는]“내가 심은 나무, 미세먼지도 잡아”…‘정원도시 영등포’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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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3. 16. 11:00

식목일 앞두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5000그루 나무심기 현장
최호권 구청장 "아이들뿐 아니라 주민 건강·생활에 큰 도움"
영등포구 나무 심기 행사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어울숲근린공원에서 열린 제80회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나무가 잘 심어졌는지, 내일 보러 올 거에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어울숲 근린공원'에 봄 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4일, 특별한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식목일 제정 80주년을 맞아 영등포구가 주최한 '내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지난해 '정원도시 영등포'를 선언한 이후 처음 맞는 식목일이라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뛰어난 왕벚나무, 화살나무, 말채나무 등 관목 5000그루를 두 차례에 걸쳐 심는다. 영등포구의 환경 개선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구는 1인당 공원녹지 면적이 2022년 9.5㎡에서 지난해 10.2㎡까지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푸른 도시로 나아가는 중이다.

250여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 시민들의 사연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영등포구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 신혼부부와 청년 뿐 아니라, 자녀들과 함께한 부부, 저녁식사 후 어울숲 공원을 산책한다는 중년 부부, 어르신들까지 다양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를 직접 가꾸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가족과 함께 참여한 한 시민은 삽을 들고 나무를 심을 자리를 고르며 말했다.

엄마랑 함께 관목을 심기 위해 삽을 든 이선우(서울대영초 2학년) 어린이는 처음 해보는 삽질에 낯설어하면서도 엄마가 알려주는대로 차근차근 묘목 뿌리를 향해 흙을 뿌렸다. 엄마 강선미씨는 "유치원 때 이 곳으로 이사와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식목행사가 의미가 있어 아이와 함께 하고 싶어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 나무 심기 행사1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어울숲근린공원에서 열린 제80회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에 참석해 구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정재훈 기자
행사에 참여한 50대 김진성(가명)씨는 "주변 아파트에 사는데, 저녁 먹고 아내와 함께 어울숲공원을 산책한다"며 "내 손으로 동네 나무를 심으니 보람있다"고 흐믓해 했다. 김씨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을 향해서도 "아름다운 공원 많이 가꿔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지난해 말 영등포구로 이사온 한 구민은 "영등포로 이사온지 석 달도 안 된다"며 "좋은 의미의 행사가 집 앞에서 열린다고 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가꾸고 같이 자라는 나무를 한그루 가지고 싶어 신청했다. 커 가는 나무가 아이의 정서에 큰 영향을 줄 거라 기대한다"는 40대 아빠의 바람에 참가자들의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사리손들도 비지땀을 흘리며 힘을 보탰다. 어울숲 공원 주변 아파트 내 국·공립 어린이집 아이들이 참여해 작은 모종삽을 들고 열심히 땅을 파고 화분 꽃을 심었다. 공주 드레스를 입은 김나율(6) 어린이는 아직은 자신에겐 벅찬 모종삽을 들고 열심히 흙을 파며 연신 "재미있다", "내일 잘 심어졌는지 보러 올 거에요"라고 눈을 반짝였다.

구민들과 함께 한 최호권 구청장은 "지난해 구민 여러분 사는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어 아름다운 '정원도시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며 "오늘 함께 심어주신 나무들과 꽃들은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시민 건강과 생활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등포구는 내년까지 100개 정원 20만㎡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민간 200억원과 공공 400억원 등 총 600억원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는 20일에도 안양천, 중마루근린공원, 원지어린이공원에서 2차 식목행사가 이어진다.
영등포구 나무 심기 행사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어울숲근린공원에서 열린 제80회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에 참석해 아이들과 꽃을 심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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