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홍역 감염 아동 또 사망…케네디 입장 바꿔 “백신 맞아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07010003517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4. 07. 08:32

그간 '백신이 자폐증 유발' 비의학적 주장
홍역 창궐지 방문 뒤 "백신, 가장 효과적"
Measles Seminole Texas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미국에서 두 번째 홍역 사망자가 발생한 후 6일(현지시간) 텍사스 주 세미놀에 위치한 라인랜더 메노나이트 교회에 도착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현지시간) 확산 중인 홍역의 진원지인 텍사스 게인스 카운티를 방문한 뒤, 그간의 입장을 바꿔 "홍역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홍역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두 번째 어린이의 장례식이 거행된 날이다.

케네디 장관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려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어린 자녀를 잃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현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미국 22개 주에서 홍역 확진 사례는 총 642건이며, 그중 499건이 텍사스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홍역은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캔자스, 멕시코 등 인근 지역으로도 퍼졌다.

텍사스 주 보건국은 두 번째 희생자인 어린이는 "홍역으로 인한 폐 기능 부전"으로 지난 3일 사망했으며, 기저질환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홍역 확산과 관련된 사망 사례는 총 3건으로, 모두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환자였다. 사망자 중에는 또 다른 텍사스의 초등학생과 뉴멕시코의 성인도 포함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케네디 장관은 이번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해당 지역을 처음 방문한 것으로, 그는 사망한 6세와 8세 어린이 가족을 모두 만났으며, 바이러스가 주로 확산 중인 서부 텍사스의 메노나이트 공동체와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케네디 장관은 과거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며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펴 논란을 일으켰다. 올해 초 미국 보건 당국의 수장 자리에 오른 이후 홍역 확산 중에도 백신 접종 권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는데 이번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케네디 장관이 언급한 풍진(MMR) 백신은 60년 넘게 안전하게 사용돼 왔으며, 두 차례 접종할 경우 홍역 예방 효과는 97%에 달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니샤 파텔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MMR 백신은 홍역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감염이 의심되는 아이가 있다면 치료를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CDC 대변인은 같은 날 홍역 백신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백신 접종은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적극 권장하지 않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홍역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며,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최대 2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 홍역 백신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4~6세에 2차 접종이 권장된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