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비 신약개발 속도↓
“제약·바이오산업 성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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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보건안보 강화를 위해선 신약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등 안보 전략을 두텁게 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9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저백신 탄생과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보건안보를 위해 '지금이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적기'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녹십자의 유전자재조합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를 허가했다. 베리트락스주는 탄저균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는 항체의 생성을 유도하기 위해 탄저균의 외독소 구성성분 중 방어항원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것으로, 성인에서 탄저균으로 인한 감염증의 노출 전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백신이다.
의료업계에선 이 탄저백신이 생물테러감염병 예방 등 국가 위기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 자급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약 개발 속도가 더뎌지면서 감염병뿐 아니라 희귀질환, 항생제 내성, 노인성 질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신약개발 속도가 더딘 이유를 △국내 제약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부족 △임상시험 인프라 열세 △규제 장벽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미비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 규모는 빠른 양적 성장을 이뤘다. 2022년 기준 218억 달러(약 32조2500억원)로, 전 세계 시장의 약 1.5%를 차지했다. 이는 13위에 해당하는 점유율이다.
반면 인력·투자·기술력 등 다양한 지표에서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윤형준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 중 세계 5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본기업 7개, 중국기업 3개, 홍콩기업 1개가 포함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D 또한 주요 다국적 기업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신약 개발 경쟁이 불리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연구, 기술제휴 등을 적극 추진해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역량을 높이고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