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흔적 제거' 등 '선대 흐리기'
김씨 정권, 3대 동안 재일동포 지원
171차에 걸쳐 '약 500억원'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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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정은은 태양절을 앞두고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측에 2억8702만엔(약 28억원)의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14일 전하며 김정은이 "재일동포 자녀들의 민주주의적 민족교육을 위해 장학금을 보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지금까지 재일동포 자녀들에게 교육 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내왔다고 추켜세웠다. 3대 부자가 보낸 교육 원조비와 장학금은 171차에 걸쳐 499억8859만390엔을 훌쩍 넘는다.
김정은은 집권 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김일성 생일 즈음에 재일동포 장학금을 보냈다. 김정은은 조총련에 지난해에도 3억370만엔을 보낸 바 있다.
북한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해부터 각종 기념일을 계기로 입국문을 제한적으로 열었다. 조총련 간부와 조총련 계열의 일본 조선대학교 학생,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 등의 방북이 이뤄지기도 했다.
북한이 재일동포 민심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3대 부자들의 공통적인 대외 정책이었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의 행보가 특이한 동향이라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태양절마다 요란스레 떠들어대던 북한 매체들은 태양절 관련 언급 비중을 확 낮췄다. 김정은이 태양절의 의미를 축소하며 대놓고 '김일성 흔적 지우기' 등 선대 우상화 작업을 제거하면서 김정은주의를 유일 영도사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태양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북핵 관련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남측에 새 정권이 들어오기 전까지 현상관리에 치중하며 지나친 대남 도발은 자제하며 긴 호흡으로 자세를 고쳐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최근 대외 비판 성명은 조중통의 '대일 비판 논평'에 그치고 있다. 외무성발이나 김여정 담화 등 수위가 강력하고, 급이 높은 대외 메시지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