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질토양서 겨울나고 봄에 생산, 품질 최고
일부에서 불량품 몰래 팔아 명품 이미지 훼손
유통구조 슈퍼마켓→온라인 변화 대비해야
|
|
인기 비결로 구좌농협 윤민 조합장은 "구좌의 당근은 다른 지역은 물론 수입산 보다 당도와 식감, 영양분이 훨씬 뛰어나다 보니 어느덧 식탁의 영양 왕자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랑했다.
출범 10주년을 맞은 사단법인 제주당근연합회 김은섭 회장은 "우리나라 당근 생산량 가운데 제주도산이 60~70%를 차지한다. 특히 구좌의 생산량은 제주도 전체 생산량의 90%를 상회할 정도로 압도적"이라며 "구좌의 당근(브랜드명 '구좌향')은 제주도를 대표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6세기에 당근을 일본에 전파했는데, 약용 인삼 뿌리와 효능이 유사해 당근을 빨간 인삼(아카스 닌징)이라고 부른다. 일본말로 당근과 인삼의 발음이 고려인삼(고라이 닌징)으로 똑같다는 것이다. 당근의 탁월한 효능을 일본 말에서 찾은 것이다.
|
농촌진흥청 이유진 농업연구사는 "소비자의 60%가 구좌 당근에 구매 의향을 보인다.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흙 당근은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상세한 당근 소비 동향은 농업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소비월보 2025년 2월에 기재했다"고 소개했다.
소비월보 2월호에 따르면 소비자의 당근 구매형태는 66%가 조림, 볶음 등 반찬용이고, 나머지는 15%가 간식용, 13%는 다이어트용으로 구매한다. 특히 소비자 57%는 생산지를 고려하지 않는다. 36%만이 제주산 당근을 선호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제주산을 선호한다. 유독 30대 이하만 선호도가 소폭으로 13년째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은섭 회장은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특히 간식과 다이어트용으로 20~30대를 겨냥해 적극 홍보하면 소비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특히 제주당근연합회는 소비자 구미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주요 산지에 있는 경영파트너 구좌농협(조합장 윤민),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센터장 고광덕)와 당근관련 영농단체들이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책을 고민한다.
소비자들은 당근을 고르는데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가장 선호하는 항목으로 5점 만점에 신선도·저장성(4.2)을 우선 꼽았다. 그리고 식감(4.1), 영양성분·기능성, 단단한 정도(4.0), 수분 등 외관 상태(3.9), 당도와 구매 용이성(3.8), 색깔과 원산지(3.7), 껍질 유무와 두께(3.6), 품질 인증제와 향(3.5)을 선택한다.
김은섭 회장은 "제주산 당근은 무게가 70g 이상 700g 이하, 곧게 잘 자란 것만 다른 지역에 유통할 수 있다. 위반 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특화농산물을 유통한 자는 출하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 한다. 특히 지난해 기록적인 더위와 가뭄 그리고 폭우로 농민들은 초기 발아가 안되어 애가 탔다. 그래서 파지(못난이 등) 하나 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농민들은 생산품질 원칙을 지키기 위해 버리고 있다"고 농민들의 아픔을 전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들어 불량 당근 판매신고가 최근 잇따라 농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건도 없었다. 올해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좀 올랐다고, 농가들이 파지로 버린 것을 일부 사람들이 사이트에 올려 버젓이 인터넷 판매를 한다거나,밭에서 주워가 판매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
제주도농산물수급관리센터는 2023년 8월 '제주농산물 자율적 수급안정을 위한 지원 조례'가 제정되어, 지난해 4월 23일 전국 최초로 설립된 도 산하기관이다. 센터는 그동안 행정에 의존했던 농산물 수급관리 정책을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자율적인 수급관리정책으로 전환해, 품목별로 효율적인 수급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생산량과 재배면적, 출하량 등을 조절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내외 시장 조사와 일일출하 정보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당근 유통 구조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당근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곳은 단연 슈퍼마켓이다. 그러나 10년간 50% 중반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2023년 말 38.8%로 줄었다. 반면에 온라인 판매는 0.9%에서 2023년말 통계 시점에는 26%까지 상승했다. 특히 전통시장에서고 판매가 많이 줄었으며, 백화점의 판매비율은 0.2%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문점은 꾸준하게 상승 폭을 그리고 있다.
|
이러한 시장 유통구조에 대해 제주국제대학교 이철민 전 교수는 "온라인 시대의 유통구조는 현재의 5~6단계 유통구조에서 2~3단계로 축소되어 소비자와 생산자의 거리가 많이 좁혀졌다. 이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이다. 이는 유독 농산물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구조가 시대적 변화에 순응하고 있다. 향후 더 빠르게 소비자와의 간격이 좁혀지는 시대를 맞게 된다. 그 방향에서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비자와 거리를 좁히는 온라인 유통구조는 MZ 세대들이 익숙해진 생활환경이다. 앞으로 이러한 유통 환경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활용한 농촌사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