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7% 하락…시가총액 6조 5000억 달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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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식시장은 70일 가까이 널뛰는 장세를 보였고, 32일은 하락세였다.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은 6조 5000억 달러(9308조 원) 넘게 증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7% 떨어지며,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사임하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취임했던 1974년 이후 5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때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폭락장 속에 집권했을 때보다도 더 큰 낙폭이라고 NYT는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 집권 당시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견고한 경기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증시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지난 4월 2일 상호 관세 등 고강도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S&P 500은 단 이틀 만에 10% 넘게 급락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폭락,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후 시장이 잠시 반등하긴 했지만, 관세 정책이 촉발한 충격은 여전히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지로서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고율 관세를 유예한 조치에 주가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타백켄 캐피털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평가했다.
관세가 실제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시장은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7월, 상호 관세의 90일 유예 기간이 끝나면 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BNP파리바의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에겔호프는 "조속히 관세 정책이 완화된다면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만약 관세가 올랐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요요'처럼 움직이면,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되고 경제 전반이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지금은 바이든의 증시이지 트럼프의 증시가 아니다. 나는 1월 20일에야 취임했다"며 책임을 전가했다. 이어 "관세가 곧 시행될 것이다. 기업들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인내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