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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고서 “중국, 서구와 기술 격차 좁혔다”는데 경제 수치 공개 중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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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5. 06. 12:51

미 컨설팅업체 "중국, 서구와 기술 격차 좁혀"
"세제 혜택, 연구·개발 지출의 절반 이상...혜택 기업 4배 이상 급증"
WSJ "중국 당국, 수백개 데이트 공개 중단...중국 경제 알기 더욱 난해"
XINHUA PHOTOS OF THE DAY
동남아시아국가연합·중국·일본·한국(아세안+3)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된 제28차 연차 회의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신화·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정권이 추진하는 10대 핵심 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로 중국과 서구의 기술 격차가 줄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토지 매매·외국인 투자·실업률 등 수백 개의 데이터 발표를 중단해 부채·부동산 시장 등 중국 경제를 이해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뤄줘 중국 경제의 명암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 미 컨설팅업체 "중국, 서구와 기술 격차 좁혀...첨단 분야 수입 의존도 완화, 국제 경쟁력 확보"
"세제 혜택, 연구·개발 지출의 절반 이상...세금 공제 등 혜택 기업 4배 이상 급증"

미국 상공회의소의 의뢰로 경제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제조 2025'에 따른 막대한 정부 지원 덕분에 철도·전력 장비·의료 기기·재생 에너지 제품 등의 수입 의존도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었고, 중국 기업들은 조선·로봇 공학 등의 분야에서 외국 기업들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WSJ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대 분야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세제 혜택이 2018년부터 연평균 29% 가까이 급증해 2022년에는 전체 기업의 연구·개발(R&D) 기출의 절반 이상인 1조3000억위안(250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세금 공제 및 기타 혜택을 누리는 기업의 비율도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2015년부터 2023년 사이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국가 주도 펀드를 통한 투자는 2015년부터 2022년 사이에 5배 이상이 520억달러(72조3000억원)에 달했다.

중국 경제
항공·농업 장비·생명공학 및 의료 기기·첨단 전자 제품·해양·철도·로보틱스·전력 생산 장비 등 '중국제조 2025'의 핵심 육성 프로젝트 산업의 수입 의존도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미국 경제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 보고서 캡처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외국 기업에 대해 중국에 생산 및 연구 센터 설립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러한 관행은 중국이 스마트폰에서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WSJ은 분석했다.

그 결과, 정보 기술·첨단 기계 및 의료 도구·신소재 등 '중국제조 2025'의 목표인 모든 부문에서 수입 의존도가 크게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 의료 기기 시장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4%에서 2023년 14%로 줄었다.

상업용 항공기는 중국 기업이 여전히 미국·유럽 등 서방 경쟁국에 뒤처져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이지만, 중국이 자체 항공 엔진 생산에 진전을 이루면서 앞으로 수년 이내에 변화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번 보고서의 수석 저자인 카미유 불레노아 로디움 중국 프로젝트 부국장은 "오늘날 중국은 2015년 중국과 매우 다르며 이는 전례 없는 정부 자금 지원을 전제로 한 산업 정책과 크게 관련돼 있다"며 "중국이 계속해 격차를 좁히고,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의지가 없다"고 했다.

앞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중국이 AI 분야에서 지금은 미국 '바로 뒤에' 있을 수 있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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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9호' 우주비행사 차이쉬저(蔡旭哲·사령관·48)가 4월 30일 중국 네이멍구 둥펑(東風) 착륙장에 착륙한 후 쑹링둥(宋令東·34)·왕하오쩌(王浩澤·34) 등 다른 우주비행사들이 캡슐에서 내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AFP·연합
◇ WSJ "중국 당국, 수백 개 데이트 공개 중단...중국 경제 알기 더욱 난해"
"많은 경제학자들, 중국 GDP 주요 데이터에 의문 제기...2~3% 부풀린 공식 경제성장률 대신 대체 자료 활용"

다만 중국 경제가 과도한 정부 보조금 지급에 따른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최근 수년에 걸쳐 토지 매매 지표, 외국인 투자 데이터, 실업률 지표, 경기 체감 지수, 그리고 간장 생산 보고에 이르기까지 연구자와 투자자들이 사용하던 수백 개의 데이터 수치 공개를 중단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조치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경제가 과도한 부채·부동산 시장 붕괴 등의 문제로 틀거리자, 당국이 여론 통제를 강화하면서 수치 공개가 중단됐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에 큰 타격을 주고, 세계 경제 성장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에 데이터 공개를 중단하면서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경제성장률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각종 데이터 공개 중단은 중국 경제를 판단하는 데 설상가상의 조치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중국 국내총생산(GDP) 주요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우려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의 공식 GDP 성장률은 2024년 5%, 2023년 5.2%인데, 중국 정부가 그 수치를 2~3%포인트 정도 부풀렸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이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제학자들을 중국의 성장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평가를 위해 영화 박스 오피스 수익, 야간 조명 강도에 관한 위성 데이터, 시멘트 공장 가동률, 주요 전력회사의 전력 생산량과 같은 대체 자료를 활용하고 있고,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와 같은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지도 서비스에서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활동을 측정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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