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연초 신규 대표 선임·조직 개편 효과 '톡톡'
올해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첫 발…"안정적 수익원 확보"
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서도 '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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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동산 신탁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올 들어 4곳의 도시정비사업지에서 사업시행자 고시 및 신탁방식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3월 동작구청으로부터 서울 동작구 남성역 역세권 재개발 사업의 시행자로 지정고시된 이후 △수도권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일산 후곡마을' 통합 재건축 △경기 광명 하안 주공6·7단지 재건축 △안양시 인덕원중학교 A블록 재개발 사업주체와 신탁방식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맺었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책준형 신탁 사업 여건이 악화한 데 따른 대안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책준형 신탁은 신용도가 낮은 시공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탁사가 일종의 연대보증을 서는 신탁 상품이다. 부동산 활황기에는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이었지만, 건설·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시공을 포기하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신탁사에게 '리스크'가 되고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의 합계 순손실은 4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07억원) 대비 188% 증가한 수치다.
이와 반대로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책준형 신탁 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적고 수수료가 높아 '안정적인 먹거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한토신이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신규 대표 선임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힘써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토신은 작년 12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김성진 사장을 선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출했다. 그는 한토신 창립 멤버로, 25년 간 토지신탁과 리츠(REITs·부동산 투자 신탁), 감사·인사·사업심사·리스크관리·지원업무 등을 두루 경험하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연초 조직 개편을 통해 도시정비사업 분야 인력을 기존 2개본부·6개팀에서 3개본부·7개팀으로 확장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었다는 점을 노린 것이란 게 한토신 측 설명이다.
또 기존 신탁 사업에서 벗어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건축디자인 기업 해안건축사사무소와 시니어레지던스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다.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시니어 주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데 따라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노력이 투자업계에서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같은 달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1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완판'(100% 판매 완료)에 성공했다. 금리 변동성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현금 흐름 역시 안정적이다. 작년 연간 별도 기준 영업이익(337억→663억원)과 당기순이익(252억→279억원) 모두 전년 대비 96.7%, 10.7%씩 증가했다.
한토신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 바탕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수주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좀 더 외형적으로도 확장하기 위해 신입·경력 대규모 채용 및 영업조직 확충한 상태"라며 "신탁방식 정비사업과 리츠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고, 시니어 사업 등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이 같은 미래형 비즈니스 모델 확립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