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근무시간 13.5시간 감소…경찰관 건강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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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오후 집중 5조 3교대 근무제는 지난 7일부터 신청받아 조만간 시범 운영한다. 세부적으로 주간(08~20시), 오후(15~23시), 야간(20~08시) 세 개 근무조로 나누어 5개 팀이 교대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루 2교대 근무라는 틀은 유지하되, 기존 4조 체계와 달리 오후 근무시간대를 신설해 오후·야간 시간대(오후 8~11시)에 두 개 조가 중복 투입되도록 설계됐다.
24시간 순환근무 체계를 개편해 도입한 해당 근무제를 통해 경찰은 야간 신고가 급증하는 시간대의 대응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팀이 동시에 현장에 배치되는 오후 8시부터 11시는 실질적인 대응 인력이 최대 32명까지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새 근무제를 통해 경찰관의 야간 근무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4조 2교대는 야간 근무 시간이 월 평균 67.5시간에 달했지만, 오후 집중 5조 3교대 체계로 전환하면 월 54시간으로 약 13.5시간 감소한다. 또한 야간 근무 후 최소 이틀 연속 휴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근무일정을 조정해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 생체 리듬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반영했다. 경찰청은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성과를 분석하고 필요시 보완한 뒤 전국 경찰서·지구대·파출소 등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는 한정된 인력으론 새 근무제가 역효과를 낼 것이란 우려가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선 인력 충원이 없으면 지금 사람으로 새 제도를 굴리는 건 '인력 쥐어짜기'밖에 안 된다"며 "제도 도입과 함께 반드시 지구대별 인력 현실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112 신고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등 사회·경제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새로운 2부제 기반 근무 모델을 마련했다"며 "현장 여건을 고려해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