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산 늘려 기업가치 상승 기대
"미래 안정성 갖춰… 합병 머지 않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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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6744억원에 서울 용산구의 KDB생명타워를 이달 30일 매입 완료할 예정이다. KDB생명타워는 2021년부터 CJ올리브영이 이 건물 40%를 임차해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KDB생명타워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372번지로 서울역 인근에 있다. 지하 9층~지상 30층 연면적 8만2000여㎡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CJ올리브영은 자산 총액(2조2680억원) 대비 29.7%에 달하는 취득가의 재원을 자기자본과 외부차입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고속 성장하는 사세에 걸맞은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매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CJ올리브영 측은 "이번 사옥 매입은 미래 성장을 위한 안정적 거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K뷰티 산업을 이끌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최근 K뷰티의 바람을 타고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매출은 2016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21년 2조원, 2023년 3조원, 지난해 4조원의 벽까지 잇달아 돌파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4조7899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702억원으로 35% 증가했다.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매출은 6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향상에 더해 이번 부동산 매입은 CJ올리브영의 향후 기업 가치를 높여주는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330억원이고, 사내 유보금으로 보유한 이익잉여금만 1조222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엔 최대 실적에도 전년보다 배당금(577억원)을 약 42% 줄이더니, 올해엔 아예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수익과 더불어 현금 자산까지 불어나며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의 중심인 서울역 인근 대형 건물도 매입하면서 미래 안정성까지 더욱 갖추게 됐다. 건물 매입으로 매년 지급되는 사무실 임차료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CJ올리브영은 지난 한 해에만 부동산 임대료에만 약 526억원을 사용했다. 이 또한 현금 흐름이 높아지는 효과를 준다.
시장에선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가 향후 최소 6조~7조원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가치의 상승으로 모회사인 CJ와 합병 시나리오가 더욱 유력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CJ는 CJ올리브영 지분을 51.2%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CJ올리브영이 자사주 22. 57%를 갖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의 일련 과정 등을 살펴볼 때 향후 CJ올리브영이 상장하기보다는 합병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외부지분을 모두 회수함으로써 합병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오너 3세들이 CJ올리브영 지분을 매입하는 승계측면에서도 합병이 상장보다는 세금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CJ올리브영은 신한투자증권 등이 보유한 자사주 11.28%를 조기 인수해 보유 지분율을 기존보다 두 배인 22.58%로 확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J와 CJ올리브영 합병 추진과정에서 합병비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결국에는 합병 이후 CJ올리브영 기업가치가 온전하게 반영되면서 CJ의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 작업을 위해서는 올리브영이 보유하게 되는 22.6%의 자사주가 모두 소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