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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갈린 D램 지배력…하반기 ‘HBM4’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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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6. 05. 15:14

SK하이닉스, 1분기 D램 점유율 '1위' 등극
'33년 1위' 삼성전자 2위로, HBM이 승패 좌우
양사 모두 하반기 HBM4 양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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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글로벌 D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30년 넘게 지켜온 'D램 점유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면서다. 양사 희비를 가른 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HBM이다.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D램 점유율을 약 37%까지 높인 가운데 양사 모두 하반기 차세대인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6.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D램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2년부터 33년 간 왕좌를 지켰던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34.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양사 매출 규모는 SK하이닉스 97억1900만 달러, 삼성전자 90억5700만 달러로, 7억 달러 가량 격차를 나타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트렌드포스 역시 자체 조사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선두 탈환을 알린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36%, 삼성전자가 34%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고,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3.7%로 평가했다.

고부가제품인 HBM이 SK하이닉스를 선두주자에 올린 일등공신으로 지목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1위 사업자다. 높은 기술 경쟁력에 힘입어 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최신형인 HBM3E(5세대)의 경우 올해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의 HBM3E 출하량 점유율 증가는 전 분기 대비 평균 판매 가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삼성전자는 중국에 HBM을 직접 판매하지 못했고, 제품 재설계 이후 HBM3E의 출하량이 많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양사의 D램 점유율 경쟁이 하반기 더욱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하반기 6세대인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HBM4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입출력단자 수가 2배로 늘지만, 데이터 전송속도는 유사하다는 점에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제조사 입장에선 가격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옴디아는 "HBM4 공급 능력이 향후 시장 경쟁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지난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을 제공했다. 이 제품은 초당 2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을 구현했다. 이는 FHD급 영화 400편 이상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며, HBM3E와 비교해 60% 이상 빠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전시부스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언급하는 등 공고한 협력관계를 시사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HBM4 양산을 통해 신규 시장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통해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적층할 때 칩과 칩 사이에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구리를 통해 칩을 쌓는 방식이다. 칩 전체 두께가 얇아져 고단 적층이 가능해 HBM 수율 확보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4, 커스텀 HBM 등 신시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차질없이 계획대로 개발하고 양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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