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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주삼다수 ‘이것’에 담긴다…“플라스틱 제로 제주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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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6. 08. 12:03

내년부터 먹는샘물·음료 재생페트 의무화
용기 경량화·무라벨 도입 등 친환경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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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제주도 조천읍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에 30% 재생원료가 포함된 페트칩과 프리폼, 페트병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이정연 기자
"투명한 정도가 새 페트병이나 다름 없네요."

지난 4일 제주 조천읍에 위치한 '삼다수 스마트팩토리'에 들어서자 재생페트칩을 섞어 만든 페트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10%부터 100%까지 재생원료 포함 비율에 따라 재생 페트병이 전시돼 있었는데, 새 페트병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플라스틱 용기는 페트칩을 사출성형기에 투입해 이른바 페트병을 뽑아낼 수 있는 프리폼 형태로 만든 뒤, 페트 공병으로 제조되는 과정을 거친다. 삼다수는 프리폼을 페트 공병으로 만들고 물을 채우면 완성된다.

제주삼다수는 연내 재생페트칩과 일반페트칩 혼합설비를 구축해 내년부터 재생원료 10% 페트병으로 제조한 먹는샘물을 양산할 예정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먹는샘물·음료 페트병에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한 데 따른 조치다. 환경부는 10%의 재생페트칩을 섞어쓰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재생원료를 사용한 페트칩을 생산해도 페트병 생산자가 이를 쓰지 않으면 국내 순환경제 시장이 조성되기 어렵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제도가 도입됐다. 국내 전체 생수의 해외 수출액이 100억원 미만으로 거의 내수시장에 그치는 상황에서 이런 재활용 체계가 확립될 경우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시장 확대도 모색해볼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게 환경당국의 전망이다.

맹학균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EU가 에코 디자인 규정이나 포장재 규정을 굉장히 강화해놨다"며 "(향후 의무비율을 높일지 여부 등에 대해선) 2027년이나 2028년쯤 해서 EU와 미국의 정책 방향을 보고 중간 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는 용기 경량화 등 '2040 플라스틱 제로' 도시를 꿈꾸는 제주의 도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1998년 최초 제품 대비 500㎖ 기준 36.4% 경량화를 이뤘다. 하지만 제주에서 육상으로 옮겨야 하는 긴 이동거리를 고려하면 이같은 경량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상, 육상 운송 중 병구함몰이나 찌그러짐 등 부적합품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제품 강도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경량화 용기를 개발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무라벨 용기를 도입하면서 시인성을 개선하기 위해 양각 음각 테두리를 적용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제주삼다수는 도내 전 수협과 협업해 해양쓰레기 수거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사각지대 없는 꼼꼼한 페트 수거·회수 체계도 조성하고 있다. 전 해역 보호관리망을 구축해 14톤 가량의 페트를 수거하는 실적도 거뒀다. 국내 하천 등으로 흘러들어간 쓰레기는 해양으로 흘러가는데,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방파제 역할까지 해낸 것이다.

한편, 제주도는 2020년 대비 플라스틱 배출량을 50% 저감하고, 재활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광역 생활자원 회수센터와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통해 전기차 폐배터리, 태양광 폐패널, 투명페트병 등을 활용한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고, 자원순환센터 등을 활용해 폐기물의 에너지화 추진을 통해 청정섬 제주를 더욱 푸르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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