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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일간 가디언은 8일 현지 동물원들이 무리 생활을 하는 코끼리를 위해 수년 간의 계획을 거쳐 남호주 야생 공원으로 방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최근에 야생 공원으로 옮겨진 코끼리의 이름은 '페르마이'다. 퍼스 동물원에 같이 있던 마지막 암컷 코끼리 '트리샤'가 세상을 떠난 후, 동물원 측은 깊은 외로움에 빠진 페르마이를 다른 코끼리가 모여 있는 야생 공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퍼스 동물원 관계자는 “트리샤는 페르마이의 세상 전부였다"며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와의 유대가 필수적이지만, 우리 동물원에는 무리 생활을 할 공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페르마이는 약 2700㎞ 떨어진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나르토 사파리 공원으로 이송돼 새로운 무리에 합류했다.
이곳에는 오클랜드와 시드니 타롱가 동물원에서 온 다른 암컷 코끼리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고, 퍼스 동물원의 수컷 코끼리 '푸트라 마스'도 합류할 예정이다.
코끼리는 ‘분열-융합 사회’를 이룬다. 무리가 필요에 따라 잠시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활동하다가, 다시 모여 원래의 무리를 형성하는 유연한 구조다.
먹이 찾기나 휴식 등 상황에 맞춰 그룹을 조절하고, 재회 시에는 서로 코로 만지고 몸을 비비는 등 유대감을 표현한다.
멜버른 동물원의 코끼리 9마리 무리도 지난 2월, 워리비 오픈 레인지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워리비의 코끼리 서식지에는 헛간과 방목지, 수영을 위한 깊은 연못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도시 동물원에서는 불가능했던 풀 뜯기와 같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가능하다.
한 전문가는 “호주 야생 공원은 모든 코끼리 암컷이 2마리 이상의 다른 암컷과 사회적 접촉을 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지역”이라고 평가하고, 코끼리 복지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야생 공원이 코끼리 복지의 최종 해답이라는 데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 동물복지단체는 “어떤 사육 환경에서도 코끼리의 모든 신체적·정신적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코끼리를 동물원에 둬서는 안 된다”면서, 야생 공원도 실제 자연 환경에 비해 여전히 작은 무리를 위한 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