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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인수 위해 전면 쇄신…임종룡號, 내부통제 수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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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6. 10. 16:42

연말까지 외부기관 통한 내부통제 컨설팅 진행
조건부 인수 허가에 '5년 1000억원' 혁신방안 마련
1분기 '사고 제로' 성과에도…실효성있는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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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체계가 수술대에 오른다. 올해 말까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우리금융 및 자회사의 내부통제 업무를 진단하는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통합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담 핵심 인재 확보 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할 당시,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내부통제 강화 조건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보험사 인수 승인 조건으로 우리금융이 자체적인 내부통제 개선안을 수립하고 그 이행 과정을 금융당국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금융은 5년간 약 1000억원을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는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전사적인 노력을 다짐한 바 있다.

지난해 빈번했던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렀던 만큼, 임종룡 회장도 올해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고객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추진하는 이번 내부통제 혁신책이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그룹 내부통제 혁신 컨설팅'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전문 외부기관을 통해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지주사 및 자회사별 내부통제 업무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룹사별 내부통제 업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준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각 계열사의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하고, 우수 사례와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분석한다. 자회사 편입 과정에 있는 보험사를 포함, 전 그룹사에 적용 가능한 표준화된 관리 항목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통합 전산 시스템 개발에도 곧 착수할 예정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신기술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지주사 및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내부통제 부서에는 핵심 인재를 배치해 인력을 보강한다. 현재 우리금융은 준법지원부와 윤리경영실이, 우리은행은 준법감시실, 법무실, 자금세탁방지센터 등이 내부통제 업무를 맡고 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전담 업무에 특화된 인재 양성 방안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인센티브 및 부서 배치 기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전 그룹사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고도화 작업의 배경에는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금융위가 요구한 내부통제 쇄신 조건이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반복된 금융사고와 자회사 내부통제 미비로 인해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락하면서 보험사 인수에 제동이 걸릴 뻔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등급 회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내부통제 개선 및 중장기 자본관리 이행계획을 반기별로 보고하는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 방안을 마련, 향후 5년간 1000억 원을 투입해 관련 인프라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외부기관 컨설팅을 포함해 내부통제 관련 시스템과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선제적인 금융사고 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그룹사 점검을 위한 조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담 부서를 각각 설치하는 등 업무 인력도 크게 늘린다.

우리금융은 이번 혁신책을 통해 금융그룹 중 가장 면밀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임 회장도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임 회장의 주도로 지난해 말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초 임직원 친인척 데이터베이스 및 이상징후 검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쇄신에 속도를 냈다. 또 임 회장은 직접 자회사 14곳을 모두 찾아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중 굵직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은행 해외법인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한 데다,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사고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실효성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내부통제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금융당국에 제출한 개선계획을 체계적으로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번 컨설팅을 계기로 더욱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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