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측, 법적대응 없이 선처
하원, 전자담배 규제 법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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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원숭이를 진료한 수의사는 "여성의 철없는 행동으로 원숭이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으며, 잔혹한 행동으로 충격적이고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매체 렌타는 1일(크림반도 심페로폴 현지시간) 한 러시아 여학생이 크림반도 타이간 동물원에서 원숭이에게 전자담배를 피우도록 건넸고, 그의 행동은 텔레그램 채널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 채널 '언덕 위의 마샤(Маш на волне)'에 올라온 해당 영상에서는 여성이 전자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은 뒤 전자담배를 내밀자 원숭이가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여성이 했던 행위를 따라했다.
타이간 동물원 수의사들은 영상이 SNS에서 확산된 것을 인지한 뒤 원숭이를 검사했다. 렌타는 검사 결과 원숭이 몸에서 특별한 이상을 발견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공원 수의사 바실리 피스코보이는 "타이간 동물원의 원숭이 다나가 전자담배를 흡입한 후 건강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수의사들은 원숭이가 전자담배의 플라스틱 뚜껑을 입에 물고 있는 장면을 언급하며 그것을 삼켰다면 장폐색증 등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고 경고했다.
원숭이에게 전자담배를 피우게 한 여성은 향후 해당 동물원 출입 금지 조치에 더해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타이간 동물원의 타티아나 알렉사기나 원장은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소중한 동물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린 엄청나고 끔찍한 짓이며, 동물 건강에 의도적으로 해를 끼치는 학대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알렉사기나 원장은 "어린 학생이 그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에서 기이한 행위를 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공원 측이 동물 학대 혐의로 사법당국에 신고할 수도 있지만, 원숭이 다나가 괜찮으니까 대중의 비난만으로도 충분한 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전자담배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호흡기 질환, 불임 등 건강 문제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공공의료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해 전자담배 사용을 금지하거나 지역별로 판매를 규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은 "러시아 정부가 전자담배 판매 전면 금지 법안을 제안할 경우, 국가두마가 이를 지지하고 우선순위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러시아 의회 다수 정당이 전자담배 판매 전면 금지 법안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