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가오갤'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이 연출 지휘봉 잡아 이전 작품과 달리 영웅적 기질 대신 인간적 면모 부각 집중 다양한 캐릭터 투입해 재미↑…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슈퍼맨
0
9일 개봉하는 '슈퍼맨'은 '슈퍼맨' 시리즈의 리부트작으로, 이전 작품들과 달리 '슈퍼맨'의 인간적 면모에 집중한다. 사진은 극중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오른쪽)과 그의 숙적인 '렉스 루터'(니컬러스 홀트)가 대립하는 장면./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라진 크립톤 행성의 유일한 생존자 '칼 엘'로 태어났지만 평상시 신문 기자 '클라크 켄트'로 신분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은 지구촌 전역의 위기를 해결하려 오늘도 동분서주하던 중 숙적 '렉스 루터'(니컬러스 홀트)가 보낸 악당들의 공격으로 크게 다친다. 자신 만큼이나 괴력을 지닌 반려견 '크립토'의 도움으로 이송된 빙하 속 비밀 장소에서 상처를 치료받고 원기를 회복한 '슈퍼맨'은 직장 동료이자 연인인 '로이스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과 함께 '루터'의 음모가 무엇인지 파헤치려 하지만, 도리어 역습에 당하고 비밀 감옥에 갇힌다.
9일 개봉하는 '슈퍼맨'은 올해로 캐릭터 탄생 87주년을 맞이한, 슈퍼 히어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슈퍼맨'을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 가운데 우리가 기억하는 동명의 첫 번째 극장용 영화는 리처드 도너 감독의 1978년작이다. 당시 타이틀롤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리브는 4편까지 출연했고, 이후 브랜든 루스와 헨리 카빌이 2006년작 '슈퍼맨 리턴즈'와 2015년작 '맨 오브 스틸'에서 차례로 주인공을 연기했다.
슈퍼맨
0
마블 스튜디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친숙한 제임스 건 감독(왼쪽)이 '슈퍼맨'의 연출 지휘봉을 잡았다. 사진은 건 감독이 '슈퍼맨' 촬영장에서 '슈퍼맨' 역의 데이비드 코런스웻과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유구하다못해 고색창연한 역사를 자랑하는데다 약한 구석이 전혀 없어 오히려 호감도가 떨어지는 무결점 슈퍼 히어로인 탓에 1편과 2편을 제외하면 의외로 흥행에 큰 재미를 본작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화 판권을 가지고 있는 워너브러더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에게 '슈퍼맨' 리부트작의 연출 지휘봉을 쥐어준 까닭은 낡디 낡은 이 캐릭터에 발랄하고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어 대성공을 거둬주기를 기대한 의도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베일을 벗겨보니 워너브러더스의 의도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듯하다. 건 감독은 태어날 때부터 영웅이자 초인인 '슈퍼맨'에게 전작들과 달리 인간적 면모를 강하게 부여하고, 악당에게 완패한 모습을 극의 시작부터 보여주는 등 수시로 약점을 부각시키며 어깨에 힘을 뺀다. 이 같은 인물 접근 방식은 '가오갤' 시리즈에서 하자투성이 다섯 캐릭터를 재기발랄하면서도 설득력 넘치게 그려냈던 솜씨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또 '슈퍼맨'의 원맨쇼가 다소 줄어든 대신, '저스티스 갱'과 같은 동료 영웅들의 활약 분량이 대거 늘어난 것도 이전 시리즈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허세 떨기 좋아하는 등 2% 부족한 이들의 합류는 다양한 재미를 안겨주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잔망스럽고 '엑스맨'스러운 느낌을 안겨줄 때도 간혹 있어 관객들의 호오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