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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생각보다 안전”…동작구 ‘자율주행 마을버스’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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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 임유진 인턴 기자

승인 : 2025. 07. 09. 12:47

국내 최초 숭실대~중앙대 왕복 운행
코너 돌때도 흔들림없이 자연스러워
다른차가 급히 끼어드니 몸 앞으로 쏠려
운전석 등에 안전요원 탑승 비상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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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중문 버스정류장에 국내 첫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작A01'이 멈춰 서 있다. /임유진 인턴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아람 기자·임유진 인턴 기자 = "처음엔 자율주행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편하고 안전하네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80대 어르신 A씨는 지난 8일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작A01'에 올라탄 뒤 이렇게 말했다. 낯선 시스템이 생소한 듯 버스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던 어르신은 차량이 조용히 정류장을 빠져나가자 이내 자세를 편히 하고 창밖을 바라봤다. A씨는 "나 같은 노인들은 언젠가 운전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런 버스가 많아지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맺히던 이날 오후, 숭실대 중문 버스 정류장. 한산한 골목 사이로 초록색과 흰색이 뒤섞인 버스 한 대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앞면과 측면에는 '동작A01'과 '동작구 자율주행버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겉모습만 봐선 일반 버스와 구별이 어려웠다. 버스는 정류장에 가까워지자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정차했고, 문이 열리고 계단에 올라서자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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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A01 노선과 차량 내부. /임유진 인턴 기자
동작구는 지난달 30일 전국 최초로 자율주행 마을버스버스 '동작A01'의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동작구가 2022년 11월 숭실대학교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업체의 사업 중도 포기와 법적 규제에 따른 구간 선정의 난점 등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서울시 자율주행버스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된 데 이어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되면서 결실을 맺게 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서울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공모사업'을 통해 1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기반도 마련했다.

동작A01은 두 대의 차량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10분까지 숭실대 중문에서 숭실대입구역을 거쳐 중앙대 후문까지 편도 1.62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현재는 시범운영 중으로, 오는 11일까지는 동작구민을 대상으로 시승 체험을 진행한다. 14일부터는 일반 시민 누구나 탑승할 수 있으며, 이때부터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를 통해 실시간 도착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유상 전환 전까지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지만,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시스템과 연계되기 때문에 탑승·하차 시 반드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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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A01 차량 내부. 차량 내부에는 정류장 정보와 실시간 속도를 안내하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운전석 뒷좌석에는 안전요원이 탑승해 주행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임유진 인턴 기자
버스 내부는 예상보다 쾌적했다. 총 14인승 규모의 소형 차량이지만 좌석 간 간격은 넉넉했고 내부는 한산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운전석과 뒷좌석에 안전 요원이 탑승해 주행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약 20분간의 주행 동안 차량은 신호를 정확히 준수했고, 각 정류장에서는 안내 음성과 함께 부드럽게 멈춰 섰다. 코너를 돌 때도 급격한 흔들림 없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유지했으며,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인상적이었다. 내부 모니터에는 실시간 속도와 목적지가 표시됐고, 전방 카메라 영상도 함께 제공돼 승객이 주행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자율주행 시스템 특성상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버스가 가파른 오르막에 위치한 상도SH빌아파트 정류장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멈춰 서며 기자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현장 요원은 "주행 중 다른 차량이 차선을 점유하거나 급히 끼어들 경우 이를 감지해 자동 정차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운행 초기 단계인 만큼 시민들의 이용도는 낮은 편이었다. 편도 운행하는 동안 탑승객은 단 2명에 불과했다. 구 관계자는 "현재는 시범 운영 기간이라 배차 간격이 긴 편이지만, 정식 운행이 시작되면 간격을 줄이고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아람 기자
임유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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