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돌때도 흔들림없이 자연스러워
다른차가 급히 끼어드니 몸 앞으로 쏠려
운전석 등에 안전요원 탑승 비상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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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80대 어르신 A씨는 지난 8일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작A01'에 올라탄 뒤 이렇게 말했다. 낯선 시스템이 생소한 듯 버스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던 어르신은 차량이 조용히 정류장을 빠져나가자 이내 자세를 편히 하고 창밖을 바라봤다. A씨는 "나 같은 노인들은 언젠가 운전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런 버스가 많아지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맺히던 이날 오후, 숭실대 중문 버스 정류장. 한산한 골목 사이로 초록색과 흰색이 뒤섞인 버스 한 대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앞면과 측면에는 '동작A01'과 '동작구 자율주행버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겉모습만 봐선 일반 버스와 구별이 어려웠다. 버스는 정류장에 가까워지자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정차했고, 문이 열리고 계단에 올라서자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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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A01은 두 대의 차량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10분까지 숭실대 중문에서 숭실대입구역을 거쳐 중앙대 후문까지 편도 1.62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현재는 시범운영 중으로, 오는 11일까지는 동작구민을 대상으로 시승 체험을 진행한다. 14일부터는 일반 시민 누구나 탑승할 수 있으며, 이때부터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를 통해 실시간 도착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유상 전환 전까지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지만,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시스템과 연계되기 때문에 탑승·하차 시 반드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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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율주행 시스템 특성상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버스가 가파른 오르막에 위치한 상도SH빌아파트 정류장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멈춰 서며 기자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현장 요원은 "주행 중 다른 차량이 차선을 점유하거나 급히 끼어들 경우 이를 감지해 자동 정차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운행 초기 단계인 만큼 시민들의 이용도는 낮은 편이었다. 편도 운행하는 동안 탑승객은 단 2명에 불과했다. 구 관계자는 "현재는 시범 운영 기간이라 배차 간격이 긴 편이지만, 정식 운행이 시작되면 간격을 줄이고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