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호주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 줄타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09010005262

글자크기

닫기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7. 09. 15:38

과열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 기대
낮은 실업률, 경기침체 전조라는 경고도
호주 중앙은행,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줄타기
호주 시드니에 있는 호주중앙은행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로이터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시장의 예상을 깨고 호주 중앙은행(RBA)이 8일 기준금리를 3.85%로 동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BC뉴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를 간절히 바랐던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이 실망했다고 보도하며, 이달 말 발표될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향후 통화 정책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RBA가 지난 1일 시행된 최저 임금 3.5% 인상과 퇴직연금 기여율 12%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기 위해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5월 CPI가 2.4%로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이 RBA의 장기 목표 범위 내에 안착했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호주 경제의 장기 전망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12월 0.6% 성장했던 호주 경제는 올 3월 분기 0.2% 성장에 그쳤고, 연간 성장률은 1.3%로 둔화했다.

소비자 지출 또한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며 5월 소매판매는 0.2% 증가에 그쳤다. 많은 가계가 여전히 높은 이자율과 생활비 상승으로 압박을 느끼는 가운데, 임금 상승률은 지난 3월까지 전년 대비 3.3%로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출금 상환액 부담이 줄지 않으면서 소비가 위축될 수 있지만, 이번 동결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호주 주택 가격은 지난달에만 0.4% 상승했으며, 현재 전년 대비 4.6% 상승한 상태다.

RBA는 호주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고용 시장 역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낮은 실업률 지속이 경제가 정점에 도달한 것이라는 통계적 신호일 수 있다며, 미국 경기 침체기 직전에는 항상 실업률이 낮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당분간 RBA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