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마켓파워]이승찬 계룡건설 회장의 ‘오너+CEO’ 체제...‘득’이냐 ‘실’이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09010005287

글자크기

닫기

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7. 09. 15:04

2022년 부동산 침체기 이후 실적 '뒷걸음'
공공수주 확대·분양 수익성 개선으로 '반전' 시도
‘오너+전문경영인’ 리더십 체제 유지…“수익성 회복 자신”
이미지
이승찬 계룡건설산업(이하 계룡건설) 회장이 올해 수익성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공사비 급등,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에 수년째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어서다.

계룡건설이 돌파구로 삼은 전략은 공공부문 수주 확대와 주택사업 수익성 제고다. 여기에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를 중심으로 회사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창업주 고(故) 이인구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을 계승한 이 회장이 그룹 정통성과 리더십을 앞세워 방향을 제시하고, 전문경영인들이 실무에서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계룡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685억원, 영업이익은 31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대비 각각 16.8%·8.7% 줄어든 수치다. 분양사업 매출이 62.2% 감소한 1071억원에 그친 것이 전체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적 악화는 1분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계룡건설은 2021년 23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22년엔 1328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후 2023년엔 1007억원, 지난해엔 977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이 직격탄이 됐다.

재무 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공사를 완료하고도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이 증가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작년 1분기 1875억원이던 공사미수금은 올해 1분기 2043억원으로 불어났다.

차입금 증가도 불가피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단기·장기 차입금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1억원, 143억원씩 늘었고, 부채비율은 226.5%로 작년 말(220.5%)보다 6%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국내 경기와 부동산 시장 반등이 불투명한 상황에, 업계 일각에서는 계룡건설이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이승찬 회장과 오태식·윤길호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체제를 재정비하고, 회장이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 회장은 2017년 5월 부친인 고(故) 이인구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뒤 회사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보유 지분율은 22.86%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976년생인 이 회장은 올해 한국나이로 50세다. GS건설의 허윤홍 대표이사 사장처럼 오너 가(家)의 젊은 인물이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영 위기 속 보다 적극적인 리더십이 필요할 수 있다"며 "특히 현재처럼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신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신속히 찾아야 하는데,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의사결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룡건설 측은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충청권 대표 건설사로서의 입지와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이 회장이 이사로 입사한 2002년 이후 상무(2004년), 전무(2007년), 총괄부사장(2010년)을 거쳐 2014년 공동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경영 전문성을 쌓아온 만큼, 그룹 전략을 총괄하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이후 2023년 회장직에 올랐으며, 이듬해 한승구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현재의 오태식·윤길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자리 잡았다. 이 같은 변화가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도 체제 유지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고려됐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건축·토목 부문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올해도 6000억원 이상의 공공건설 수주를 달성했으며, 도급사업 대비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도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확대 중"이라며 "이승찬 회장이 그룹 전략을 총괄하고, 전문경영인들이 실무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만큼 당분간 체제 변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