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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1%대도 위태…‘트럼프 관세협상’이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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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 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07. 09. 17:41

주요기관 韓 성장률 0.8~1.0% 전망
정부, 추경 등 1%대 사수 의지속 한계
전문가 "대미무역, 협상카드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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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 아래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인상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정부는 2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통해 1%대 성장률 사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수출 주도인 우리 경제 구조상 다음 달 1일까지 유예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올해 성장률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내외 주요 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1.0%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예상했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8%로 내다봤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은 0.9%(평균)를 제시했다.

앞서 올해 초 1.8%의 성장률을 전망한 정부는 1%대 성장률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추경 집행에 속도를 내는 것도 성장률 방어를 위한 일환이다. 한은은 1~ 2차 추경으로 0.3%포인트(p)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다만 내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재정 집행만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올해 남은 기간 수출이 살아나야 경제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등 14개국에 최소 25%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못 박았다. 관세부과가 현실화하면 기본관세 10%에 상호관세 15%를 더한 총 25%의 관세가 대부분의 한국산 품목에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여파에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7.1원 오른 1375.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원화가치 하락은 원자재·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기업에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불러와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3.7% 감소한 상황에서 관세까지 부과되면 수출 경쟁력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대미수출 비중은 18.7%로, 중국(19.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실제로 상호관세율이 25%로 확정될 경우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 구조상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미국의 고율 관세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활동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해 양국의 올해 성장률이 0.5~1.0%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면서 "대미 수출 축소라는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세계 교역 축소, 투자 심리 악화 등 간접적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남은 협상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피해 최소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대미 무역에서 약 600억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인 협상 카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미 수입을 늘리거나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흑자 폭을 절반으로 낮추는 등의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상호관세의 핵심은 결국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라는 압박"이라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거나, 원유 수입처를 중동에서 미국 텍사스·알래스카 등으로 전환하는 등의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흑자를 줄이겠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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