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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30㎞…캄보디아에 분노한 태국인, 훈센 초상화에 젓갈 투척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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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7. 10. 14:25

THAILAND-CAMBODIA/ <YONHAP NO-6403> (REUTERS)
훈센 캄보디아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국경분쟁으로 태국과 캄보디아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태국 방콕 시내 한복판에서 한 태국 남성이 캄보디아의 실권자 훈센 상원의장의 초상화에 생선 젓갈을 붓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10일(현지시간) 타이거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은퇴한 테니스 코치인 테와 스리타완(69)은 지난 7일 논타부리주에 위치한 자택에서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가방에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의 사진과 태국의 생선젓갈인 남쁠라 한 병을 챙긴 그의 목적지는 방콕 시내의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관이었다.

맨발로 5시간동안 30㎞를 걸어 캄보디아 대사관 앞에 도착한 그는 대사관 앞 인도에 훈센 의장의 초상화를 내려놓고 준비해 온 젓갈을 쏟아 부었다. 민물생선을 소금과 쌀겨 등에 절여 최소 6개월 이상 발효시킨 생선젓갈인 남쁠라는 특유의 강한 냄새가 특징이다. 냄새를 맡은 대사관 경비원들이 그를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하며 결국 체포됐다. 한 목격자는 "처음엔 떠돌이 개들에게 먹이를 주는 줄 알았다. 그러다 젓갈 냄새를 맡고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캄보디아 군대가 태국 영토를 순찰하는 것에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전에도 태국 군인들을 지지하기 위해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지대까지 열흘을 걸어간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관 측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며 태국 당국은 그에게 쓰레기 무단 투기 혐의로 100바트(4215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귀가 조치했다. 그는 풀려난 뒤에도 "캄보디아의 공격적인 정책에 계속 항의할 것"이라며 "태국 정부 기관도 부패한 기관이 있다면 더 많은 젓갈을 들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5월 말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인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양국 군이 소규모 총격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이후 국경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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