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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후쿠오카에 ‘독가스 생산 공장’ 가동…노동자 피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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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5. 07. 13. 15:43

NHK, 독가스 피해 기록한 보고서 발견 보도
독가스 생산 공장서 일한 노동자들 피해 기록 새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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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후쿠오카에서 생산한 독가스 폭탄 제조에 동원된 노동자들의 피해를 기록한 새로운 보고서가 NHK에 의해 13일(현지시간) 보도됐다. /NHK 캡처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에 사용할 독가스 무기를 생산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독가스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을 기록한 새로운 보고서가 발견됐다. 당시 노동자들 속에 조선인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일본 NHK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기록한 책자는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육군이 독가스 폭탄을 제조한 후쿠오카 현 기카큐스시(北淸市)의 '소네 공장'에 대한 보고서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 1941년의 기록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군은 독가스 생산을 위해 노동자들을 동원했으며, 그 수는 1941년 6월 305명에서 이듬해 3월엔 847명으로 거의 세 배에 이르는 노동자들을 동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일본군은 1941년 6월까지 3개월 동안 약 10만 개의 독가스 무기를 생산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그 수가 약 16만 개로 증가했다.

일본군이 독가스 생산기지로 썼던 소네 공장은 1937년에 독가스 폭탄을 만들기 이전인 1929년부터 독가스 생산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5만 평의 부지에 7개의 건물이 배치돼 있었으며, 피부 염증을 일으키는 '이페이트'와 호흡기로 들이마실 경우 질식사를 유발하는 '포스겐'과 같은 유독 가스를 포탄과 폭탄에 채웠다.

이 과정에서 독가스 생산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독가스에 노출되면서 여러 질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미란제'나 재채기나 메스꺼움을 유발시키는 '재채기제'에 의해 근로자들이 다치거나 병에 걸렸다고 보고서는 기록했다.

또한 유독 가스탄에서 가스가 분출되거나 누출되는 사고로 노동자들이 다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전쟁 후 후생노동성에 보관되어 있다가 2018년 국립문서보관소로 이관되면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를 발견하고 내용을 분석한 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 마츠노 세이야 연구원은 "보고서가 진작에 확인됐더라면 당시 활동했던 사람들이 증언을 뒷받침하는 물적 문서로서 구제 조치가 더 일찍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방부 산하 국립국방연구소는 소네 공장에서 독가스 무기 생산 능력을 보여주는 기록이 발견됐지만, 노동자들이 어떤 작업에 종사했는지, 독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나타내는 상세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소네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독가스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에는 약 300명의 노동자들이 '독가스 상해 공제회'를 결정하고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공제회 회장을 역임한 오카다 기요시는 1991년 NHK와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수록 후유증이 늘어나고, 가스로 인한 것 같은 심장이나 천식을 앓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반복적으로 들락날락하는 등 경제활동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이 문을 연 1937년부터 8년간 포탄에 독가스를 주입하는 일을 했던 하타케야마 지로씨는 "당시에는 독가스를 예방할 생각도 하지 않았고, 기침과 인후통, 눈이 빨갛고 충혈된 것 외에는 직접적인 통증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한편 당시 소네 공장에서 조선인이 일했다는 증거는 소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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