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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4인뱅에 금융그룹 인사까지...전 정부 그림자에 곤혹스런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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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5. 07. 16. 18:00

조은국 사진
새정부가 출범한지 40여일이 지났습니다. 금융권도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 금융공약인 포용금융에 발맞추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상생 방안을 적극 마련하는 등 새정부의 정책기조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7년 이상 장기 연체 상태에 있는 취약 채무자들이 다시 금융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기연체 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배드뱅크에 전 금융권이 출연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금융권에 흉흉한 소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초 2분기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가 아직 끝마치지 못한 상황인데요.

제4 인뱅과 관련해서는 전 정부 비선실세는 물론 문고리 권력의 개입설이 시장에 파다하게 퍼져 있습니다. 특정 컨소시엄에 비선실세의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돼 있다는 루머가 있는가 하면 중도 포기한 유력 컨소시엄 중 한 곳은 제4 인뱅 추진 과정에서 전 정부 핵심 권력층과 매우 친밀했다는 말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취약계층 대상 중금리 대출 전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포함돼 있고, 새정부의 핵심 금융정책 중 하나가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 확대였던 만큼 제4 인뱅 출범에 대한 기대가 컸었지만, 이러한 루머가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최근 금융그룹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인 회장 선임과 관련해 권력층이 개입해 있다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2023년 회장을 선임하는 2곳의 금융그룹 회장 인선에 당시 대통령실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결과를 놓고 보면 두 곳 중 한 곳은 권력층의 개입이 통했고, 한 곳은 그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권이 바뀐 현재 전 정부 실세의 개입을 무산됐던 금융그룹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특검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금융권에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씨가 대주주로 있던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던 기업 최고경영자나 대주주에 대해서 소환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여기엔 신한은행과 키움증권 등 금융권도 포함돼 있습니다.

수사 결과가 의혹에 그치더라도 세간의 불편한 눈초리는 한동안 피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금융권이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금융권은 인가사업인 데다,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정부의 입김을 강할 수밖에 없는데, 일각에선 이를 편법으로 악용해 권력층에 줄을 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선 금융권 스스로 투명한 인선 시스템을 갖추는 등 자정작용이 필요하고, 정권도 민간 금융사의 인선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정권 교체 때마다 금융사 등 기업들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번 정부에서 제도 마련에 나서길 기대해 봅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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