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확대 앞둔 은행권, RWA·CET1 관리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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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3분기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CET1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 종가(1380원)보다 5원 상승한 1385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이스라엘-이란 분쟁으로 환율이 1384원으로 급등한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서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서한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25%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관세 위협에 따른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2.7%를 기록하며, 연준의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이에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규모가 늘어나 달러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해외증권 보관금액은 1885억9190만달러(한화 약 262조원)를 기록했다. 이달 초부터 보름 만에 약 71억1130만달러가 늘었는데, 이는 6월 한 달 간 증가액(76억6035만달러)의 90% 수준에 달한다.
환율이 연일 상승하자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다. 환율 상승 시 외화 자산의 환산 금액이 커져 은행의 RWA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CET1 등 자본비율 관리의 어려움도 가중되기 때문이다. 통상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CET1은 약 0.01%포인트~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RWA 관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각 은행들은 하반기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가 높아 RWA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위험가중치는 평균 약 55%로, 가계대출(약 20%)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