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했던 사업자 선정 속도낼 듯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경쟁입찰 강조
HD현대重과 사업자 경쟁 과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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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은 국군방첩사령부가 통보한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 보고서 일부 무단 활용 의혹에 대해 법적검토를 해왔으나 최근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종결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방사청은 방첩사의 '불입건' 처분결과와 계약체결 당시 법령과 규정으로는 행정처분이 제한된다는 법적 검토결과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KDDX 개념설계를 실시한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2013년 10월 계약서에 따라 개념설계 원본 1부와 사본 4부 등 용역 결과물을 모두 방사청에 제출하고 서약서까지 접수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방사청에 원본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는 서약서와 달리 방사청 승인 없이 무단으로 원본 1부를 추가 생산하고 보유하면서 이를 기본설계 (사업)제안서 작성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돼 방첩사의 수사를 받았다.
방첩사는 지난 3월 말 한화오션이 제출한 KDDX 기본설계 제안서(생존성 분야) 일부가 자신들이 수행한 개념설계 보고서에 들어 있는 도표 등 27건을 도용한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처분은 자체 결정하라는 조사 결과를 방사청에 통보했다. 다만 방첩사는 원본 인용 의혹 발생일이 2013년으로 군사기밀 보호법의 공소시효 10년이 넘은 점, 해당 의혹이 군사기밀보호법상 법적 구성 요건에 맞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입건하지는 않았다.
한화오션 측은 관련 규정을 지켰다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2012년 당시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에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반이라는 근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계약서상에도 원본을 제출하라는 규정도 없었고, 방사청이 세 차례 보안검증위원회를 열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보고서에 포함된 이미지가 제안서에 반영된 것을 확인했지만 최종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이번 방사청의 결정에 따라 업계에서는 수의계약 쪽으로 기울었던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입찰이 경쟁입찰 추진에 가속력을 얻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정 건조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의 단계로 진행된다. 관례적으로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수의계약을 체결해 진행해 왔다. 그러나 수의계약 쪽으로 가닥이 잡혀오던 KDDX 사업 계약은 새 정부가 들어서고 안 후보자가 경쟁입찰을 언급하면서 계약 국면이 바뀌었고, 한화오션도 행정제재에 따른 부정당업자 처분 우려에서 벗어나 KDDX 경쟁입찰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오션 측도 그동안 억울한 입장이었고, 다 소명했던 차에 방사청이 적절한 결정을 내려준 데 대해 환영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KDDX 사업 계약에 자신감을 보여왔던 HD현대중공업은 경쟁입찰 시 보안감점 1.8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보안감점은 오는 11월엔 말소되기 때문에 업체 간 입찰 경쟁은 다시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방부에서 KDDX 사업의 계약 방향을 재검토하고 있는데, 무조건적으로 경쟁입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기술력과 사업기간, 의사결정 측면 등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계약 경쟁에서 수의계약 쪽으로 기울었다면 이번 결정에 따라 경쟁입찰 가능성이 조금 더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